Daily Woody 에세이 | 2026.06.21 — 코스피 첫 9,000, 갈라지는 시장
6월 18일 오후 1시 2분, 코스피가 사상 처음 9,000을 넘었다.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직원들이 세리머니를 했다. 올해 첫 거래일 4,309에서 출발한 지수가 반년 만에 곱절을 넘긴 것이다. 1월 5,000, 2월 6,000, 5월 7,000과 8,000을 차례로 지나, 8,000에서 9,000까지는 단 16거래일이 걸렸다. 1986~89년 3저 호황보다 빠르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튿날 지수는 장중 9,386까지 올랐다가 차익 매물에 9,052로 마감했다.
무엇이 끌어올렸나. 둘이다. 하나는 인공지능 반도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가 엔비디아 가속기에 실리면서, 두 회사가 지수를 떠받쳤다. 특히 SK하이닉스 주가는 한 해 사이 열 배 넘게 뛰었다. 다른 하나는 6월 중순 미·이란 종전이다. 막혔던 호르무즈 해협이 풀려 유가가 내렸고, 물가 우려가 가라앉자 외국인 매수가 돌아왔다.
그런데 이 지수는 하나의 시장이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54.4%를 차지한다. 두 달 전엔 42%였다. 9,000을 찍은 18일, 코스피 946개 종목 가운데 790개가 내렸다. 열에 여덟이 하락한 날, 지수는 새 역사를 썼다. 코스닥은 같은 주 1,000선을 내줬다.
지수는 더 이상 한국 경제의 평균이 아니라 두 회사의 체온에 가깝다. 그날 지수를 밀어 올린 외국인은, 시야를 한 달로 넓히면 오히려 53조원을 판 쪽이다. 그 매물을 받아낸 건 41조원을 사들인 개인이었다. “증시가 역대급이라는데 제 계좌는 파란불”이라는 한 개인 투자자의 말은 통계가 아니라 체감이다. 신용융자 잔액은 최근 사상 최대로 불었고, 이들을 두 배로 좇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시가총액은 열두 거래일 만에 곱절이 됐다. 금융감독원은 소비자경보를 냈다. 빚을 내 반도체를 사는 흐름이 다시 그 두 종목으로만 자금을 빨아들인다.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1만 포인트가 눈앞”이라고 했다. 같은 날 이재명 대통령은 야당의 “자화자찬” 비판에 답하며, 주식시장 양극화가 “심각한 자산 양극화를 부른다”고 했다. 숫자는 분명 자랑스럽다. 지수가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에도 원화는 1,500원대 약세에 머물렀다. 다만 9,000이라는 숫자가 가린 것은, 같은 나라 안에서 부의 경로가 둘로 갈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반도체를 쥐었는가 아닌가. 이번 랠리가 빚어낸 것은 국부의 증가인 동시에, 새로 그어진 한 줄의 선이다.
| 구분 | 오늘(21일) | 내일(22일) | 모레(23일) | 글피(24일) |
|---|---|---|---|---|
| 하늘 | 구름많음 | 흐림·소나기 | 구름많음 | 구름많음 |
| 최저(℃) | · | 16~21 | 14~19 | 14~20 |
| 최고(℃) | 23~30 | 21~29 | 22~30 | 23~30 |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