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시선 」 미 5월 CPI(10일)와 흔들리는 반도체 사이클, 그리고 1,535원 부근의 환율 — 인플레가 금리 경로를, 금리가 한국 증시의 복원력을 시험하는 한 주.
마켓
주식한국 6/8 종가 · 미국 6/8 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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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기준
BTC/KRW 환산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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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C 6/8 × 원/달러 6/8
환산 추정 · 6/8
「 오늘의 마켓 한 줄 」
강한 미 고용이 금리 인상 우려를 키우자 달러와 국채금리가 함께 올랐고, 안전자산이던 금은 오히려 밀렸습니다. 같은 충격이 한국에는 반도체 투매로 증폭돼 한 박자 늦게 도착했습니다 — 코스피는 8% 빠지고, 진원지 나스닥은 이미 반등했습니다.
1면
「 오늘의 한 문장 」
충격은 하루 늦게, 두 배로 왔다.
미국 고용 한 줄에 코스피 8% 증발 — 올해 세 번째 서킷브레이커
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76.18포인트(8.29%) 내린 7,484.41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9.08% 떨어진 911.39로 석 달여 만에 '천스닥'을 내줬다. 장 초반 지수가 8% 넘게 밀리며 유가증권시장에 올해 세 번째 서킷브레이커가, 코스닥에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도화선은 둘이었다. 먼저 3일(현지시간) 브로드컴이 호실적에도 AI 반도체 가이던스를 상향하지 않자 '고점론'에 불이 붙었고, 5일 미국 5월 고용이 17만 2,000명 늘어 예상(8만 5,000명)을 두 배 이상 웃돌며 금리 인상 우려까지 겹쳤다. 금요일 뉴욕에서 나스닥이 4.18%,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10.3% 무너졌고, 그 충격이 월요일 서울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투매로 옮겨붙었다.
「 행간 읽기 」
같은 지수를 사상 최고치 근처(8,160선)까지 끌어올린 힘과, 하루 만에 8% 무너뜨린 힘은 한 가지였다. 반도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시총 상위 네 종목이 코스피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구조에서, 반도체에 대한 의심 한 번은 곧 지수 전체에 대한 의심이 된다. 금요일 미국의 고용 서프라이즈가 'AI·반도체 고점론'과 겹친 순간, 한국 지수는 분산되지 않은 위험을 한꺼번에 떠안았다.
그런데 쏠림만으로는 8%가 설명되지 않는다. 같은 날 대만 TAIEX는 3%대, 일본 닛케이는 4%대 하락에 그쳤다. TSMC는 대만 지수의 40%가 넘어 쏠림이 한국보다 덜하지 않은데도, 한국이 두 배 더 빠졌다. 차이는 빚이다. 코스피는 지난해 말 4,214에서 5월 8,476까지 올해만 100% 넘게 올라 세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그 상승은 사상 최대 37조 원의 신용융자(빚투) 위에 쌓였다. 지수가 무너지자 담보가 부족해진 계좌에서 반대매매가 쏟아졌고, 강제 매도가 낙폭을 다시 키웠다. 쏠림이 불쏘시개였다면, 레버리지가 기름이었다.
충격의 진원지 뉴욕은 하루 만에 반등
금요일 4.18% 급락했던 나스닥은 8일 0.86% 올랐다. 반도체 ETF(VanEck)는 5% 반등하며 전주 낙폭의 상당 부분을 되돌렸다. S&P 500은 0.30% 올랐고 다우는 0.16% 내려 혼조 마감했다. 한국이 충격을 받아내는 사이, 미국은 이미 평정심을 일부 회복한 셈이다.
아마존·코닝 수십억 달러 광섬유 계약
아마존이 코닝과 미국 데이터센터를 연결할 광섬유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8일 밝혔다. 코닝 주가는 프리마켓에서 9.3% 급등했다. 반도체 변동성과 별개로,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둘러싼 설비 투자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는 신호다.
글로벌
왜 오늘 이 뉴스인가 — 이번 급락의 근본 원인이자, 다음 주 FOMC를 흔들 변수다.
미 5월 고용 17.2만 서프라이즈 — 연준 '인하' 기대 지우고 '인상론'까지 고개
미국 노동부가 5일 발표한 5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17만 2,000명 증가로 시장 예상(8만 5,000명)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실업률은 4.3%로 유지됐고, 3·4월 수치도 합쳐 9만 3,000명 상향 수정됐다. 임금 상승률은 3.4%로 예상에 부합했다. 견조한 노동시장이 확인되자 연내 인하 기대는 사실상 사라졌고, 로이터에 따르면 일부 트레이더는 연내 인상 가능성까지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다만 선물시장이 보는 실제 인상 확률은 아직 한 자릿수에 머문다. 미 10년물 금리는 4.5%를 넘어섰다.
「 행간 읽기 」
고용이 강한데 시장이 무너지는 건 역설처럼 보인다. 핵심은 인플레이션의 출처다. 지금 미국 물가를 밀어 올리는 건 수요 과열이 아니라 중동발 고유가다. 노동시장까지 단단하면, 연준은 '경기를 식히려고' 금리를 내릴 명분이 없어진다. 강한 고용이 호재가 아니라 '높은 금리가 더 오래 간다'는 악재로 읽히는 이유다.
다음 분기점은 두 개다. 10일 5월 소비자물가(CPI)와 16~17일 FOMC다. 특히 이번 FOMC는 Kevin Warsh 신임 의장 체제의 첫 회의로, 점도표가 함께 공개된다. 시장이 두려워하는 건 인하 지연 자체가 아니라, 점도표가 가리킬 방향이 '동결'에서 '인상'으로 한 칸 움직이는 시나리오다.
🇰🇷 한국 연결 포인트
미 금리가 높게 고착되면 한·미 금리차가 벌어져 원화 약세와 외국인 자금 이탈 압력이 동시에 커진다. 8일 코스피 폭락의 배경에도 이 고리가 있다.
왜 오늘 이 뉴스인가 — 인플레의 또 다른 축인 유가가 다시 출렁였다.
이란·이스라엘 휴전 또 흔들… 유가 장중 4% 급등 뒤 되돌림
4월 8일 성립한 이란·이스라엘 휴전이 주말 사이 다시 깨졌다.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남부 공습에 이란이 미사일로 응수하자, 8일 WTI는 장중 4% 넘게 뛰어 배럴당 94달러를 터치했다. 이후 이란이 군사작전 중단을 발표하면서 유가는 91달러 선으로 되돌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60일 휴전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고, OPEC+는 7월 하루 18만 8,000배럴 증산을 결정했다.
「 행간 읽기 」
장중 4% 급등이 하루 만에 되돌려진 패턴이 핵심이다. 시장은 이제 미사일 한 발에 유가가 뛰는 데 익숙해졌고, 이란의 '작전 중단' 한마디에 다시 식는다. 즉 유가에는 분쟁 자체보다 호르무즈가 열리느냐라는 단 하나의 변수만 가격에 박혀 있다. 봉쇄가 풀리지 않는 한, 되돌림이 와도 바닥은 높게 유지된다.
OPEC+의 증산 결정은 이 그림과 정면으로 부딪힌다. 산유국은 공급을 늘리는데 정작 핵심 수송로가 막혀 있으니, 증산이 실제 시장에 닿지 못한다. 종이 위의 공급과 바다 위의 공급이 따로 노는 상황이 길어질수록 유가의 변동성은 줄지 않는다.
🇰🇷 한국 연결 포인트
원유 전량을 수입하는 한국에 고유가는 곧 무역수지·물가 압박이다. 원화 약세까지 겹치면 같은 1배럴을 더 비싼 원화로 사야 하는 이중 부담이 된다.
왜 오늘 이 뉴스인가 — 무너진 IEEPA 관세를 대체할 새 틀이 모습을 드러냈다.
USTR, 강제노동 이유로 60개국에 10%+ 관세 제안
미 무역대표부(USTR)는 3일 강제노동 단속 미흡을 이유로 60개 교역국에 10% 이상 관세를 제안했다. 대부분 12.5%가 적용되며, 한국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올 2월 대법원이 IEEPA 관세를 무효화한 뒤, 행정부가 Section 301·232 등 다른 법적 근거로 관세 체계를 재건하는 흐름의 일환이다. 제안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발효된다.
➤ 한 줄 해석: 관세의 '이유'는 바뀌어도 '관세를 매기겠다'는 의지는 그대로다. 한국 기업엔 근거 법조항이 무엇이든 결과(비용)는 같다.
국내
왜 오늘 이 뉴스인가 — 코스피를 떠받친 반도체가, 흑자도 떠받치고 있었다.
4월 경상수지 282.9억 달러 흑자, 사상 두 번째 규모
한국의 4월 경상수지가 282억 9,000만 달러 흑자로 역대 두 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흑자를 끌어올린 일등 공신이었다. 같은 반도체가 8일 코스피 폭락의 진원지가 됐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의 버팀목과 약한 고리가 정확히 같은 곳에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 행간 읽기 」
경상수지 흑자는 보통 '튼튼한 펀더멘털'의 증거로 읽힌다. 그러나 흑자의 출처가 한두 품목에 쏠려 있으면, 그 품목이 흔들리는 순간 강점이 약점으로 뒤집힌다. 4월의 사상급 흑자와 6월의 8% 폭락은 모순이 아니라, 같은 동전의 양면이다.
중요한 건 이번 급락이 '반도체 수출이 실제로 꺾였다'가 아니라 '꺾일지 모른다'는 의심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펀더멘털(흑자)은 아직 견조하고, 흔들린 건 심리다. 10일 미 CPI와 다음 주 FOMC가 그 심리의 방향을 정한다.
왜 오늘 이 뉴스인가 — 증시·환율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며 압박이 겹쳤다.
원/달러 장중 1,555원, 2009년 3월 이후 최약세 부근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는 1,555.2원에 출발해 장중 1,560원에 근접하며 2009년 3월 이후 최약세 수준을 기록했다. 강한 미 고용에 따른 달러 강세,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도, 중동발 고유가가 한꺼번에 환율을 밀어 올렸다. 다만 종가는 1,535.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4.1원(0.3%) 내려, 8% 폭락과 외국인 매도에도 사실상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당국의 구두개입과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네고)가 상단을 받친 결과로, 환율이 더 밀리지 않은 것이 안도라기보다 개입의 흔적에 가깝다. 당국은 금융·외환 시장 변동성에 "추가적인 경계"를 표명했다.
「 행간 읽기 」
환율 상방을 누른 세 힘 — 달러 강세, 외국인 매도, 고유가 — 은 모두 '바깥'에서 왔다. 국내 요인이 아니라는 점이 오히려 까다롭다. 한국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이라, 당국의 '구두 경계'가 닿는 범위도 제한적이다. 장중 1,555원에서 종가 1,535원으로 되돌린 건 시장의 자정인지 개입인지 아직 분명치 않다.
왜 오늘 이 뉴스인가 — 폭락장의 수급은 '누가 받쳤나'를 보여준다.
개인 1.76조 순매수 vs 외국인·기관 2조 순매도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1조 7,617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을 받쳤지만, 외국인(3,749억 원)과 기관(1조 6,241억 원)의 순매도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 한 줄 해석: 급락의 방향은 외국인이, 바닥의 방어는 개인이 맡았다. 추세는 결국 외국인 자금이 돌아오는 시점에 달려 있다.
브리프
● 미 5월 CPI (6/10) — 4월 3.8%(2023년 이후 최고)에서 추가 상승 여부가 금리 경로의 분기점.
● FOMC (6/16~17) — Warsh 신임 의장이 주재할 것으로 예상, 점도표 방향 주목.
● 신용융자 잔고 37조 사상 최대 (5월 말 · 금투협) — 급락 시 반대매매가 낙폭 키우는 뇌관.
●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 — 금요일 -10.3% 뒤 월요일 반등, 변동성 확대 국면.
● OPEC+ 7월 증산 — 하루 18.8만 배럴, 호르무즈 봉쇄와 상충하는 카드.
● VIX 21.5 (6/5, +39.7%) — 공포지수 한 달여 만에 최고. 6/8 미국 반등으로 진정 국면.
「 체감 번역 」
원/달러 종가가 1,535원입니다. 100달러짜리 해외직구 한 건이 배송비를 빼고도 약 15만 3,500원. 환율이 1,400원이던 시절과 견주면, 같은 물건 하나에 1만 3,500원을 더 얹어 내는 셈입니다.
사설
「 관통 」
오늘의 숫자는 8%지만, 그 8%가 어디서 왔는지가 더 중요하다. 무너진 건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아니라, 한국 시장이 스스로 쌓아 올린 높이와 그 높이를 떠받친 빚이었다. 같은 충격을 받은 이웃 시장들이 절반만 흔들렸다는 사실이 그 차이를 말해 준다.
강점이 한곳에 모이면 약점도 한곳에 모인다. 반도체가 끌어올린 지수는 반도체가 끌어내렸고, 빚이 키운 상승은 빚이 키운 하락으로 돌아왔다. 10일 CPI와 다음 주 FOMC가 당장의 심리를 정하겠지만, 정작 시장이 스스로에게 던질 질문은 가격이 아니라 자세에 있다. 한 품목에, 그것도 빌린 돈으로 이만큼 기대도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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