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미국의 '포춘쿠키의 날' — 중국집 그 과자는 중국이 아니라 일본에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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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20일 (월)
음식과 술

오늘 미국의 '포춘쿠키의 날' — 중국집 그 과자는 중국이 아니라 일본에서 왔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중국 음식'이 된 건 요리법이 아니라, 1942년 일본계 미국인을 가둔 수용소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7월 20일은 미국의 '내셔널 포춘쿠키 데이(National Fortune Cookie Day)'입니다. 오늘 밤에도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중국집에서 시킨 음식의 마지막 순서로 얇은 과자를 반으로 쪼개고, 그 안에서 돌돌 말린 종이 한 장을 꺼내 읽을 겁니다. 볶음밥과 제너럴 쏘 치킨 다음에 나오는 그 과자를, 대부분은 당연히 중국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중국에는 포춘쿠키가 없습니다. 본토 식당에서 이 과자를 내는 일은 드뭅니다. 세계 최대 포춘쿠키 제조사인 뉴욕의 완톤푸드(Wonton Food)가 1994년 중국에 첫 포춘쿠키 공장을 세운 적이 있습니다. 공장은 곧 문을 닫았습니다. 회사 임원 데릭 웡은 그 이유를 한마디로 정리했습니다. "포춘쿠키는 너무 미국적입니다."

중국인들은 오히려 이 과자를 낯설어합니다. 소설가 에이미 탄의 『조이 럭 클럽』에는 두 중국인 어머니가 미국의 포춘쿠키 공장에서 일하며, 이게 대체 무슨 과자인지 그 안의 우스운 문구들은 다 뭔지 어리둥절해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중국집의 상징처럼 보이는 이 과자는, 정작 중국의 것이 아닙니다.

교토의 신사 앞에서 굽던 과자

포춘쿠키의 조상은 일본에 있습니다. 쓰지우라 센베이(辻占煎餅), 우리말로 옮기면 '점괘 과자'입니다. 교토와 가나자와 일대의 제과점들은 이미 1870년대에 지금의 포춘쿠키와 똑같이 반으로 접은 과자를 만들었고, 그 접힌 틈에 점괘 쪽지를 끼워 팔았습니다.

이 사실을 20년 넘게 파고든 사람이 일본 가나가와대학의 연구자 나카마치 야스코입니다. 그는 교토의 한 신사 근처, 여러 대째 이어온 제과점에서 이 과자를 직접 찾아냈습니다. 1878년에 나온 삽화책에서는 견습공이 가게에서 이 과자를 굽는 장면까지 발견했습니다. 이 연구를 미국 대중에게 알린 사람은 뉴욕타임스 기자 제니퍼 8. 리로, 그는 취재 결과를 『포춘쿠키 연대기(The Fortune Cookie Chronicles)』(2008)에 담았습니다.

일본의 원조와 미국의 포춘쿠키는 생김새부터 다릅니다. 쓰지우라 센베이는 더 크고 색이 짙습니다. 참깨와 미소(된장)를 넣어 구워 고소하고 짭짤합니다. 지금 미국 중국집의 노랗고 달콤한 버터·바닐라 과자와는 맛의 결이 다릅니다. 점괘를 끼우는 자리도 다릅니다. 일본 과자는 접힌 바깥 틈에 쪽지를 꽂고, 미국 과자는 텅 빈 안쪽에 넣습니다. 신사에서 제비를 뽑아 운을 점치는 일본의 '오미쿠지' 전통이 먹을 수 있는 과자로 굳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정원, 그리고 1914년

그렇다면 이 일본 과자는 어떻게 태평양을 건너 미국 중국집의 계산서에 얹혔을까요. 일본 과자라면서, 왜 하필 중국 식당에서 나오는 걸까요.

리는 두 가지가 겹쳤다고 설명합니다. 먼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미국으로 온 일본 이민자들은 일식당을 열기 어려웠습니다. 당시 미국인들이 날생선을 먹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신 이들은 촙수이·차우멘 같은 미국식 중화요리가 인기를 끌던 흐름을 타고 중국 식당을 열었습니다. 식사 끝에 디저트를 기대하는 미국인의 습관에 맞춰, 이들은 계산서와 함께 이 점괘 과자를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포춘쿠키의 발상지로 나카마치를 비롯한 대다수 전문가가 지목하는 곳은 샌프란시스코의 재패니즈 티가든(Japanese Tea Garden)입니다. 골든게이트 공원 안 이 정원을 가꾸던 일본계 정원사 마코토 하기와라가 1914년 무렵 방문객에게 이 과자를 대접했습니다. 과자는 인근 재팬타운의 제과점 벤쿄도(Benkyodo)가 구웠고, 하기와라가 끼운 점괘에는 일본어와 영어로 감사의 말과 잠언이 적혀 있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의 홍콩누들컴퍼니를 원조로 보는 주장도 있어, 1983년 샌프란시스코의 한 '역사재판소'가 두 도시의 다툼을 가렸습니다. 법적·학술적 권위가 전혀 없는 모의재판이었고, 법정이 샌프란시스코에 있었던 만큼 판정은 샌프란시스코의 손을 들었습니다.

1942년, 그 자리에 누가 남았나

여기까지는 '원조가 어디냐'의 이야기입니다. 이 과자의 국적을 실제로 바꾼 사건은 따로 있습니다.

1941년 12월 일본이 진주만을 공습했습니다. 이듬해 2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행정명령 9066호에 서명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그 명령에 따라 서부 해안의 일본계 미국인 약 12만 명을 내륙의 수용소에 가두었습니다. 시민권자든 아니든 가리지 않았습니다. 포춘쿠키를 굽던 사람들도 그 안에 있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벤쿄도·슝게쓰도·시나노야·다케다, 로스앤젤레스의 후게쓰도·우메야 같은 일본인 제과점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습니다.

빈자리는 곧바로 채워졌습니다. 수용 대상이 아니던 중국계 미국인들이 포춘쿠키 생산을 넘겨받았습니다. 이들은 과자를 대량으로 찍어냈습니다. 마침 전쟁 중 캘리포니아를 지나던 병사들이 중국 식당에서 이 과자를 맛보고 그 기억을 고향으로 가져가면서, 포춘쿠키는 미국 전역으로 퍼졌습니다. 일본계가 수용소에서 풀려났을 때, 과자는 이미 '중국 음식'으로 이름표를 바꿔 단 뒤였습니다. 벤쿄도를 운영하던 오노 가문처럼 종전 후 사업과 재산을 되찾은 경우도 있었지만, 다시 포춘쿠키를 굽지 않고 만주·모찌 같은 본래의 일본 과자로 돌아간 제과점이 많았습니다.

일본이 발명하고, 중국이 퍼뜨리고, 결국 미국이 먹는다. — 제니퍼 8. 리

과자의 정체는 맛이 바뀌어서 달라진 게 아닙니다. 굽는 손이 바뀌어서 달라졌습니다. 벤쿄도가 쓰던 무쇠 틀 세 개는 지금 스미소니언 국립미국사박물관에 보관돼 있습니다. 과자를 처음 구운 사람들의 흔적은 박물관 유물이 됐고, 과자의 이름표는 다른 이들에게 넘어갔습니다.

이런 국적 이동은 포춘쿠키만의 일이 아닙니다. 미국 중국집의 대표 메뉴가 된 '제너럴 쏘 치킨'도 후난의 옛 장군 이름을 달고 있습니다. 그 요리는 내전에 밀려 대만으로 건너간 셰프 펑창구이가 만들었지만, 정작 후난에는 없죠.

110명이 같은 번호로 당첨된 날

이 과자가 미국인의 삶에 얼마나 깊이 박혔는지는, 2005년 봄에 우연히 드러났습니다.

110명
2005년 3월 30일 파워볼 2등 당첨자 (평소 예상은 4~5명)

그날 파워볼 추첨에서 2등 당첨자가 무더기로 쏟아졌습니다. 평소라면 네댓 명이 나올 자리에 110명이 몰렸습니다. 이들이 고른 다섯 숫자는 모두 같았습니다. 22, 28, 32, 33, 39. 복권협회는 조작을 의심했습니다. 텔레비전 드라마에 나온 번호인지, 어떤 규칙적 배열인지 밤새 뒤졌습니다. 답은 단순했습니다. 당첨자들은 중국 음식과 함께 나온 포춘쿠키의 '행운의 번호'를 그대로 적어 냈고, 그 쪽지는 모두 뉴욕 퀸스의 완톤푸드 공장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그 번호들은 완톤푸드 직원이 그릇에서 하나씩 집어 올린 것이었습니다. 쿠키 속 '행운'조차 공장에서 무작위로 뽑혀 나온 숫자였습니다. 쪽지의 여섯 번째 번호가 실제 파워볼과 딱 한 자리 어긋난 탓에, 1등이 아닌 2등이 대거 나왔습니다. 예상 밖의 당첨금 약 1,900만 달러가 지급됐습니다.

이 사건을 취재하라고 배정받은 뉴욕타임스 기자가 바로 제니퍼 8. 리였습니다. 포춘쿠키를 좇던 리는 결국 이 과자가 처음부터 중국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에 다다랐습니다. 미국인이 이 과자를 자기 삶에 얼마나 깊이 들여놨는지 확인한 그 순간이, 그 뿌리가 어디였는지를 파낸 출발점이었습니다.

마지막 한마디

포춘쿠키가 국적을 바꾼 건 더 맛있어져서가 아니다. 한 정부가 만든 사람들을 방에서 끌어냈고, 다른 이들이 그 쟁반을 물려받았을 뿐이다. 물건의 국적은 남은 쪽에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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