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Woody 에세이 | 2026.07.12 — 카메라 앞의 첫 확정판결, 583일 만의 7년
목요일 오후 2시, 대법원 1호 법정에 카메라가 켜졌다. 전원합의체가 아닌 소부(小部) 선고를 생중계한 것은 대법원 역사상 처음이었다. 재판장 이흥구 대법관이 낭독한 주문은 짧았다. 상고 기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경호처를 동원해 막고, 계엄 심의에서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9명의 심의권을 침해하고, 허위 계엄선포문을 사후에 만들었다 폐기한 혐의로 2심이 선고한 징역 7년이 그대로 확정됐다. 서울역 대합실의 시민들이 걸음을 멈추고 화면을 올려다보는 동안, 정작 피고인석은 비어 있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같은 시각 서울고법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 2심 재판을 받고 있었다.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583일 만이자, 그가 받는 여덟 개 형사재판 가운데 처음 매듭지어진 사건이다. 1심 징역 5년이 2심에서 7년으로 늘자, 유죄 판단과 수사 절차 자체가 위법하다는 윤 전 대통령 측과 10년 구형에 못 미친다는 특검이 나란히 상고했다. 대법원은 양쪽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 이로써 그는 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에 이어 민주화 이후 다섯 번째로 유죄가 확정된 전직 대통령이 됐다.
그런데 이날 확정된 것은 형량만이 아니다. 대법원은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이 있어도 수사 자체는 가능하고, 공수처에 내란죄를 수사할 권한이 있으며, 관저 수색영장 집행이 적법했다는 세 가지 법리를 함께 못박았다. 이 세 가지 판단은 이 사건의 결론이면서 동시에 남은 재판들의 지반인데, 윤 전 대통령 측이 재판 내내 일관되게 펴 온 "위법 수사" 주장의 뿌리가 최고법원에서 잘려 나갔기 때문이다. 1심에서 무기징역이 나온 내란 우두머리 사건의 2심이 바로 이 쟁점들 위에서 진행 중이다. 지류의 판결이 본류의 물길을 먼저 그었다.
생중계라는 형식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1996년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나란히 섰던 '세기의 재판'은 법정 사진 몇 장으로 남았지만, 30년 뒤 대법원은 특검의 신청을 받아들여 스스로 법정에 카메라를 들였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된다며 반대했으나 재판부는 물리치고 판결 낭독 전체를 국민이 실시간으로 지켜보게 했다. 사법부가 이 사건의 무게를 스스로 어떻게 재고 있는지 보여주는 선택으로 읽힙니다.
남은 재판은 일곱 건이다. 무기징역이 나온 내란 우두머리 1심의 2심이 지금 서울고법에서 진행 중이고, 무인기 일반이적 1심의 징역 30년도 상급심을 기다린다. 여기에 위증·직권남용 등 나머지 사건들이 1심 선고를 앞두고 있거나 심리 중인데, 변호인단은 이번 확정에도 재판소원으로 불복하겠다고 밝혔다. 583일이 걸린 첫 확정은 이 긴 사법 절차의 끝이 아니라 목차의 첫 줄이다. 다만 그 첫 줄에 '확정'이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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