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서킷브레이커 한 차례와 사이드카 다섯 차례 속에 한 주 동안 7.6% 밀리는 사이, 그 하락의 진앙이었던 한국 반도체는 뉴욕에서 외국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 IPO로 팔려나갔습니다. 그것도 공모액의 일곱 배가 넘는 주문을 받고, 첫날 공모가보다 15% 높게 출발하면서입니다. 같은 자산을 두고 서울과 뉴욕이 정반대의 값을 불렀고, 13일부터는 그 두 가격이 실시간으로 마주 봅니다.
이번 주 시장 경로 · 지수와 반도체
한국 지수 · 코스피 · 코스닥
미국 지수 · S&P 500 · 나스닥 — 같은 눈금에서 100 부근 횡보
두 그래프 모두 전주 마지막 거래일 종가를 100으로 둔 지수화 경로이며, 세로 눈금이 같습니다(월–금). 한국은 100 아래로 깊게 팬 뒤 금요일 돌아왔고, 미국은 같은 눈금에서 100에 붙어 거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코스피 주간 −7.57% · 일별 종가 8,051 → 7,656 → 7,247 → 7,292 → 7,476. 화요일 장중 −8.22%로 올해 6번째 서킷브레이커, 주중 장중 저점은 목요일 7,063.76, 사이드카 5회. 미국 지수 금요일은 현지 7/10 정규장 종가. 기준 종가: 코스피 8,088.34 · 코스닥 868.41 · S&P 7,483.24 · 나스닥 25,832.67. 출처: 한국거래소, CNBC, 파이낸셜뉴스, 아주경제.
그 외 지표 · 스냅샷(선 없이 금 종가/조회 기준)
원/달러 1,501.4(금 주간거래 종가 · 주간 ▼24.2원 원화 강세) · WTI 71달러대(주간 +4~5% · 수 73.52달러 고점) · 금 4,112달러(COMEX 8월물) · 미 10년물 4.55%(목 종가) · BTC 6.3만 달러
주간 관통
이번 주 서울은 한국 반도체에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값을 매겼습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6.6배까지 내려왔습니다(신한투자증권). 같은 주 뉴욕은 같은 자산에 서울 종가보다 높은 값을 부르고, 공모액의 일곱 배가 넘는 259조 원의 주문을 넣었습니다. 금요일 밤 첫 거래에서 그 값은 다시 15% 뛰었습니다.
두 값의 간극이 이번 주 시장을 움직인 축이었습니다. 서울이 판 것은 사이클의 정점이라는 해석이었습니다. 삼성전자가 분기 89조 원을 벌었다고 발표한 날 주가는 6.92% 밀렸고, 이 숫자가 이익의 꼭짓점이라는 읽기가 시장을 지배했습니다. 뉴욕이 산 것은 HBM 과점 공급자의 지분이었습니다. 미국 거래소에서 직접 거래할 수 없던 회사가 마이크론(선행 PER 약 7배)보다 싼 5.8배에 문을 열었기 때문입니다. 금요일 외국인이 본주를 1조 7천억 원어치 순매도한 것을 시장은 ADR로 갈아타는 물량으로 읽었습니다.
이 이동은 환율에 먼저 나타났습니다. 40조 원의 공모 달러가 들어온다는 기대 속에, 증시가 5% 무너진 수요일 원화는 오히려 두 달 만의 1,400원대로 강해졌습니다. 13일 SKHY 정규 거래가 시작되면 서울의 값과 뉴욕의 값이 처음으로 나란히 실시간 호가로 만납니다. 그 간격이 어느 쪽으로 좁혀지는지가 다음 국면의 첫 신호입니다.
주간 5대 뉴스
1SK하이닉스, 나스닥 ADR 상장 — 외국기업 미 IPO 사상 최대
공모가는 ADR당 149달러. 본주 종가 환산가보다 2.9% 높은 할증 공모에 성공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습니다. 발행주식의 2.5%에 해당하는 1억 7,790만 ADR로 265억 달러(약 40조 원)를 조달해 2014년 알리바바(250억 달러)를 넘었고, 미국 전체로도 스페이스X(857억 달러)에 이은 역대 2위입니다. 주문은 약 259조 원 — 공모액의 7배가 몰렸고, 10일 밤 첫 거래(SKHYV)는 공모가 149달러보다 15% 높은 171.50달러에 출발했습니다. 조달금은 EUV 노광장비 구매와 국내 신규 팹 건설에 쓰이며, 신주는 29일 코스피에 추가 상장됩니다.
➤ 공모가를 본주로 환산하면 뉴욕 투자자는 전날 서울 종가보다 한 주당 5만 원가량을 더 냈습니다 — 지분 40분의 1을 내주고 40조 원 규모의 현금을 한 번에 확보한 거래입니다.
화요일 발표된 2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171조 원, 영업이익 89조 4천억 원. 전년 동기 대비 1,810% 늘어난 3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로, 성과급 충당금 약 20조 원을 반영하고도 컨센서스(84~85조 원)를 웃돌았습니다. 충당금을 제외하면 사실상 100조 원대라는 게 증권가 추정입니다. 그러나 발표 당일 주가는 6.92% 급락했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의 눈높이가 전망치보다 높았고, 실적 확인을 매도 계기로 삼는 시각이 우세했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키움·미래에셋).
➤ 하루 1조 원꼴로 벌어들인 분기 성적표가 매도의 계기가 됐습니다 — 시장의 눈높이는 그보다 위에 있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상선 3척이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고 미군 중부사령부가 밝힌 뒤, 미국은 80여 개 표적을 공습하고 이란산 원유 제재 유예를 철회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앙카라 NATO 정상회의에서 “휴전은 끝났다”고 선언했고, 이란은 쿠웨이트·바레인의 미군 기지를 보복 공격했습니다. 브렌트유는 수요일 5%대 급등한 배럴당 78달러 선으로 6월 하순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협상 제안을 언급하고 유조선 통행이 이어지면서 주 후반 되돌려졌습니다.
➤ 세계 원유·가스의 5분의 1이 지나는 39킬로미터의 해협이 다시 시장의 단일 변수로 돌아왔습니다.
월요일부터 서울 외환시장이 24시간 거래로 전환됐습니다. 첫날 원/달러 환율은 1,530.3원까지 올랐지만, 수요일에는 29.7원 급락한 1,498.5원으로 두 달 만에 1,400원대에 진입했고 금요일 1,501.4원에 한 주를 마쳤습니다. 수요일 하락의 배경으로 시장은 SK하이닉스 ADR 공모 대금 40조 원의 달러 유입 기대를 지목했습니다. 증시가 5% 무너진 날 통화는 강해진 셈입니다.
➤ 주가와 환율이 반대로 움직인 수요일 하루가, 자본의 흐름이 어느 쪽을 향하는지에 대한 시장의 판단을 보여줬습니다.
◆한국은행 금통위(16일) — 3년 6개월 만의 인상 갈림길
신현송 총재가 9일 국회에서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 시장은 2.50%→2.75% 인상을 유력하게 반영하고 있습니다(씨티는 7월 인상 후 10월 추가 전망). 소비자물가 3.2%와 1,500원대 환율이 근거로 거론됩니다. 관전은 인상 자체보다 이후 경로입니다 — 5월 점도표에서 금통위원 전망 21개 점 중 19개가 인상을 가리켰습니다. 다만 변동금리 차주와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을 들어 속도 조절을 주문하는 반론도 있습니다.
◆SKHY 정규 거래(13일) — 두 가격의 수렴 시험
조건부 거래를 지나 월요일부터 정규 거래가 시작됩니다. 첫날 형성된 ADR 프리미엄이 유지되는지, 금요일 1조 7천억 원에 달한 외국인의 본주 매도가 이어지는지가 국내 수급의 방향을 가릅니다. 증권가는 ADR 상장을 반도체 수급의 분수령으로 지목하면서도, 효과가 일시적 안정에 그칠 수 있다는 신중론을 함께 내놓고 있습니다. 29일에는 이번 공모의 신주가 코스피에 추가 상장됩니다.
◆미국 6월 CPI(한국시간 14일 화요일 밤 9시 30분) — 유가발 물가의 확인
연준 6월 의사록에서 다수 위원이 금리 인상을 지지한 것으로 확인됐고, 선물시장은 연내 최소 한 차례 25bp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습니다(LSEG·CME FedWatch). 이번 주 유가 급등이 실제 물가로 옮겨붙었는지가 관건입니다. 유가가 진정되면 인상 베팅이 되돌려질 수 있다는 시각도 병존합니다. 같은 주 미국 2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됩니다 — S&P 500 이익은 전년 대비 24% 증가가 예상됩니다(LSEG).
◆호르무즈 — 협상 재개와 봉쇄 사이
골드만삭스는 협상이 이어지고 유조선 안전이 보장되면 7월 말까지 물류가 정상화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하루 660만 배럴 회복 필요), 협상 결렬·유조선 공격 확대 시 추가 차질을 경고했습니다. WisdomTree는 향후 한 달 브렌트유를 75~85달러 범위로 전망합니다. 17일부터 이란산 원유 거래가 전면 금지되는 점도 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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