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리틀리그 결승엔 미국 팀이 반드시 나옵니다 — 50년 전엔 외국 팀을 아예 안 불렀습니다 — Woody Magazine, 2026년 8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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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리틀리그 결승엔 미국 팀이 반드시 나옵니다 — 50년 전엔 외국 팀을 아예 안 불렀습니다

열두 살 야구 대회가 결승 한 자리를 미리 떼어 둔 이유

스포츠 이야기 · 2026년 8월 29일 (토)
세 줄 요약
  • 내일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결승에는 어느 쪽이 이기든 미국 팀이 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1976년부터 미국과 국제 대진표를 갈라 놓았기 때문입니다.
  • 대만이 1971년부터 네 해 연속 우승하자 리틀리그는 1975년 외국 팀을 부르지 않았고, 조사에서 위반 증거가 나오지 않자 이듬해 규정 대신 대진표를 고쳤습니다.
  • 대만은 그 뒤에도 계속 이겼고 1997년 규정 강화에는 탈퇴로 답했습니다. 같은 방식은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의 종목 선택에서도 보입니다.

내일 오후 3시(미국 동부 시간), 펜실베이니아 윌리엄스포트에서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결승이 열립니다. 열 살에서 열두 살까지, 야구 하는 아이들 가운데 가장 잘하는 두 팀이 붙는 자리입니다. ABC가 생중계하고 입장은 무료입니다. 그런데 결승 두 팀이 정해지기 전인 지금, 한 가지는 벌써 정해져 있습니다. 한쪽은 미국 팀입니다. 상대가 큐라소든 도쿄든, 다른 한쪽은 네바다 아니면 오하이오입니다.

우리는 세계 대회라면 세계에서 제일 센 두 팀이 결승에서 붙겠거니 생각합니다. 그럴 만합니다. 이름부터 월드시리즈니까요. 1974년까지는 실제로 그랬습니다. 미국 팀과 외국 팀이 첫 경기부터 섞여 붙었고, 마지막에 남은 둘이 결승을 치렀습니다. 1974년이 그렇게 치른 마지막 해였습니다.

먼저 이 대회가 누구 것인지부터 짚어야 합니다. 리틀리그는 1939년 윌리엄스포트의 동네 야구 리그에서 출발한 미국 비영리단체입니다. 1947년에 첫 월드시리즈를 열었고, 2020년 한 해만 빼고 8월마다 그 동네에서 대회를 이어 왔습니다. 1963년에는 ABC 방송이 결승을 처음 내보냈습니다. 1964년에는 미국 의회가 연방 인가를 내줬습니다. 그러니까 이 대회는 세계 야구 연맹의 대회가 아니라, 미국 단체가 미국 시청자에게 매년 여름 파는 미국 상품입니다. 거기에 외국 팀을 초대해 국제부를 붙였습니다.

그 상품이 삐걱대기 시작한 게 1969년입니다. 그해 대만 팀이 처음 우승했고, 1971년부터 1974년까지는 대만 팀이 네 해 연속 우승했습니다. 3년 동안 미국 팀을 아홉 번 만나 120 대 2로 이겼다고 전해집니다. 네 해 모두 결승 상대는 미국 팀이었고, 미국 안방 TV에는 미국 아이들이 지는 장면이 해마다 나갔습니다. 일본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1967년과 1968년에 이미 일본 팀이 우승한 적이 있었으니, 대만과 일본이 결승에서 만나는 8월은 언제 와도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120 : 2
1970년대 초 3년 동안 대만 팀이 미국 팀을 상대로 아홉 경기에서 낸 합계 점수

미국 쪽에선 의심이 나왔습니다. 나이를 속인 게 아니냐, 동네 리그가 아니라 지역 전체에서 선수를 뽑아 온 게 아니냐. 열두 살짜리들이 아홉 경기에서 두 점만 내줬다면 누구라도 한 번쯤 물을 만합니다. 리틀리그 규정대로라면 팀은 '우리 동네 아이들'로 짭니다. 광역 선발팀은 위반입니다. 의심은 있었지만 증거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1975년, 당시 회장 피터 맥거번은 규정을 고치는 대신 외국 팀을 아예 안 불렀습니다. 그해 대회는 미국 네 지역 대표만 나와 세 경기로 끝났습니다. 뉴저지 레이크우드가 우승했습니다.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리틀리그는 조사에 들어갔고, 조사에서도 위반 증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듬해 문을 다시 열었습니다. 그런데 열면서 대진표를 잘랐습니다. 1976년부터 미국 팀은 미국 팀끼리, 외국 팀은 외국 팀끼리 토너먼트를 치르고, 양쪽 승자가 결승에서 만납니다. 미국 팀이 없는 결승은 그 뒤로 일어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때까지 한 번도 일어난 적 없는 일을 미리 막은 셈입니다. 이 방식이 지금까지 50년째 그대로입니다.

동네 식당 하나를 떠올려 보시죠. 가장 좋은 창가 자리는 2인석입니다. 어느 손님이 매일 저녁 친구와 함께 와서 그 두 자리를 차지합니다. 막을 명분이 없습니다. 돈도 내고 규칙도 지킵니다. 그래서 주인은 그중 한 자리에 '예약석' 팻말을 세웁니다. 예약한 사람은 주인 자신입니다. 손님은 여전히 창가에 앉습니다. 다만 맞은편에는 이제 늘 주인이 앉습니다.

대만은 그 팻말 맞은편에서 계속 이겼습니다. 1977년부터 1981년까지 다섯 해 연속 우승했고, 1996년까지 21번 출전해 17번 우승했습니다. 미국 팀은 이제 해마다 창가에 앉았지만, 맞은편의 대만에게 대개 졌습니다. 그러다 1997년 리틀리그가 거주지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겠다고 하자 대만은 지키겠다고 하는 대신 대회에서 빠졌습니다. 준수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2003년에 돌아왔고, 지난해 29년 만에 열여덟 번째 우승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일을 한쪽의 얌체 짓으로만 보긴 어렵습니다. 양쪽 다 규정의 경계에서 자기한테 유리한 쪽으로 움직였습니다.

손님은 여전히 창가에 앉습니다. 다만 맞은편에는 이제 늘 주인이 앉습니다.

우리에게도 이 대회에 팀이 있었습니다. 서울 서부 리틀야구단이 아시아·태평양 대표로 나가 큐라소에 1 대 0으로 졌습니다. 올해는 미국 10개, 국제 10개, 모두 20개 팀이 왔습니다. 그리고 올해 큐라소가 처음으로, 파나마와 함께 지역 예선 없이 곧장 윌리엄스포트로 왔습니다. 리틀리그가 1월에 발표한 순환 직행권입니다. 우승 후보를 예선에서 잃지 않으려는 배려이기도 하고, 국제부 안에서 또 한 번 자리를 나누는 일이기도 합니다. 예약석은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한 번 세운 팻말은 늘리기 쉽습니다.

같은 방식이 2년 뒤에도 보입니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는 개최 도시가 고른 다섯 종목이 새로 들어갑니다. 야구·소프트볼, 크리켓, 플래그풋볼, 라크로스, 스쿼시입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가 2023년 10월 이 다섯을 한 묶음으로 표결해 반대 두 표로 통과시켰고, 바흐 위원장은 "미국 스포츠 문화에 맞는 선택"이라고 했습니다. 개최국이 종목을 고르는 건 관행입니다. 도쿄는 야구를 넣었고 파리는 브레이킹을 넣었습니다. 다만 50년 전 열두 살 야구 대회가 했던 일을 이제는 올림픽 크기로 합니다. 상대를 못 이기면 상대와 붙는 방식을 정하고, 그것도 안 되면 무슨 경기를 할지 정합니다.

내일 결승에서 네바다나 오하이오가 이기면 미국 팀이 2년 만에 우승을 되찾습니다. 큐라소나 도쿄가 이기면 국제 팀이 2년 연속 우승합니다. 어느 쪽이든 미국 팀은 결승에 있었고, 그 사실은 우리가 경기를 보기 전부터 정해져 있었습니다.

리틀리그는 이기지 못하는 상대를 만난 주최자가 무엇을 하는지 보여줍니다. 이기는 방법 대신 결승에 남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이기는 자리는 실력이 정하고, 남는 자리는 대진표가 정합니다. 그 대진표를 그리는 손은 50년째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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