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개봉 열흘 만에 8년 된 게임 이용자가 두 배가 됐습니다 — 그 게임에 오디세우스는 없습니다 — Woody Magazine, 2026년 8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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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27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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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 개봉 열흘 만에 8년 된 게임 이용자가 두 배가 됐습니다 — 그 게임에 오디세우스는 없습니다

흥행이 원작을 살린다는 말은 반만 맞습니다. 실제로 팔린 물건은 원작에 가장 가까운 쪽이 아니라, 그날 손닿는 자리에 있던 쪽이었습니다.

세 줄 요약
  • 놀란의 「오디세이」 개봉 열흘 만에 2018년 게임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 하루 이용자가 12만 2천 명에서 23만 3천 명이 됐습니다.
  • 이 게임에 오디세우스는 없고, 올해 판매는 40만 장뿐입니다. 늘어난 사람들은 산 게 아니라 구독 목록에서 켰습니다.
  • 책도 같았습니다. 가장 많이 팔린 판본은 표준 번역이 아니라 매대에 이미 쌓여 있던 2017년 번역입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7월 17일 미국에서 개봉했고, 6주가 지난 지금 세계 매출이 약 14억 5천만 달러입니다. 제작비 2억 5천만 달러의 여섯 배 가까운 매출이고, 놀란 감독 개인 기록도 새로 썼습니다. 이 정도로 흥행하면 우리는 다음 장면을 압니다. 원작이 팔립니다. 「듄」이 그랬고 「오펜하이머」의 전기가 그랬습니다.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미국 서점 집계 회사 서카나 북스캔에 따르면 『오디세이아』 전 판본 판매가 올해 76% 늘었습니다.

여기까지는 늘 보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같은 열흘 동안 훨씬 크게 움직인 물건이 따로 있었습니다. 책이 아니라 게임이었고, 그 게임은 오디세우스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제목만 같은 8년 된 게임

프랑스 게임 회사 유비소프트가 2018년에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를 냈습니다. 배경은 기원전 431년 펠로폰네소스 전쟁, 그러니까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싸우던 시절입니다. 주인공은 스파르타 출신 용병이고, 호메로스가 노래한 트로이 전쟁은 그보다 수백 년 전 일입니다. 오디세우스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름이 겹치고 무대가 그리스라는 것 말고는 영화와 이어지는 데가 없습니다.

그런데 게임 시장 조사 회사 알리네아 애널리틱스가 집계한 숫자는 이렇습니다. 영화가 개봉한 7월 17일, 이 게임을 하루에 켠 사람은 PC와 콘솔을 합쳐 약 12만 2천 명이었습니다. 열흘 뒤인 7월 27일에는 23만 3천 명이었습니다. 11만 명이 늘었고, 비율로는 90%입니다. 출시 8년 된 게임이 몇 년 만에 가장 붐볐습니다.

12만 2천 → 23만 3천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 하루 이용자, 2026년 7월 17일과 7월 27일 (알리네아 애널리틱스 추정)

사람들이 제목을 착각했다고 보면 이야기가 깔끔합니다. 극장을 나와 '오디세이'를 검색하니 게임이 떴고, 그래서 샀다는 설명입니다. 그럴 만합니다. 그런데 숫자가 이 설명을 받쳐 주지 않습니다. 유비소프트가 올해 판 양은 약 40만 장입니다. 알리네아는 이 숫자를 "완만하다"고 적었습니다. 열흘 사이 11만 명이 새로 켰는데 판매는 별로 안 늘었다면, 이 사람들은 게임을 산 게 아닙니다. 이미 갖고 있었거나, 사지 않고도 켤 수 있었습니다.

산 게 아니라 켠 것

답은 뒤쪽입니다. 이 게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게임패스와 소니의 PS플러스에 들어 있습니다. 둘 다 월정액을 내면 목록에 있는 게임을 마음대로 내려받아 하는 구독 서비스입니다. 넷플릭스에 영화가 걸려 있듯 게임이 걸려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온 사람이 집에서 콘솔을 켜면, 이미 내고 있는 구독료 안에 60시간짜리 그리스 여행이 들어 있었습니다. 따로 낼 돈이 없으니 망설일 이유도 없었습니다.

플랫폼별로 나눠 보면 더 분명해집니다. Xbox 이용자는 3만 6천 명에서 8만 4천 명으로 134% 늘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은 94% 늘어 11만 4천 명이 됐습니다. 그런데 PC 게임 장터 스팀은 26% 느는 데 그쳤습니다. 스팀에는 구독 목록이 없습니다. 하고 싶으면 사야 합니다. 그러니까 돈을 내야 하는 문 앞에서는 4분의 1이 늘었고, 문이 열려 있던 곳에서는 두 배 안팎으로 늘었습니다.

갑자기 비가 오면 우산이 팔립니다. 그런데 팔리는 우산은 제일 튼튼한 우산이 아닙니다. 지하철 출구 앞 편의점에 걸려 있던 우산입니다. 놀란의 영화는 비였습니다. 그리고 유비소프트의 게임은 구독 목록이라는 편의점 문 앞에 걸려 있었습니다. 오디세우스가 나오는지는 아무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비 오는 날 우산 재질을 따지지는 않습니다.

유비소프트도 이걸 알았습니다. 개봉에 맞춰 SNS 캠페인을 돌렸고, 게임 안에 있던 '디스커버리 투어'를 다시 앞으로 꺼냈습니다. 전투를 빼고 고대 그리스 도시를 가이드와 함께 걷는 교육용 모드입니다. 극장에서 나온 사람이 역사 검색에 빠졌을 때 손에 쥐어 줄 물건을 미리 문 앞에 걸어 둔 셈입니다.

책도 같은 우산이 팔렸습니다

책 쪽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디세이아』 영어 번역은 수십 종이고, 리치먼드 래티모어나 로버트 페이글스처럼 오래 표준으로 꼽혀 온 번역도 있습니다. 영화가 이만큼 크게 터졌으면 그 권위 있는 번역이 제일 많이 팔렸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올해 가장 많이 팔린 판본은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고전학자 에밀리 윌슨이 2017년에 낸 번역입니다. 윌슨은 이 서사시를 영어 운문으로 옮긴 첫 여성 번역자이고, 원문 한 줄을 영어 한 줄로 맞추면서 문장을 요즘 말로 썼습니다. 출판사 W. W. 노턴은 올해 미국에서만 100만 부가 넘게 팔렸다고 밝혔습니다. 출판사가 낸 숫자라 그대로 옮기지만, 서카나 북스캔 집계에서도 이 판본이 1위입니다.

그 76%라는 숫자는 개봉 전에 나왔습니다. 퍼블리셔스 위클리가 7월 15일, 그러니까 개봉 이틀 전에 보도한 연초 대비 수치입니다. 더 거슬러 가면 놀란이 영화를 발표한 2024년 12월 이후 2025년 한 해에 이미 42% 늘어 있었습니다. 노턴은 비가 오기 전에 구름을 보고 우산을 진열한 겁니다. 그리고 진열할 우산이 있었습니다. 9년 전에 나온 번역이 아직 신간처럼 매대에 있었고, 배우 클레어 데인스가 읽은 오디오북도 이미 나와 있었습니다. 스포티파이는 개봉 후 이 서사시 오디오북 청취가 680% 늘었다고 했습니다.

흥행은 비를 내립니다. 무엇이 팔리는지는 비가 아니라 매대가 정합니다.

우리는 흔히 흥행이 원작으로 사람을 돌려보낸다고 말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원작'이라는 자리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사람이 실제로 가 닿는 건 그날 밤 검색창에 뜨고, 구독 목록에 있고, 서점 앞 매대에 쌓인 물건입니다. 유비소프트의 게임은 원작과 관계없이 그 자리에 있었고, 윌슨의 번역은 다른 번역보다 그 자리에 먼저 있었습니다. 둘 다 흥행을 예측해서 그 자리에 간 게 아닙니다. 구독 계약도 출판도 몇 년 전 일입니다. 비는 나중에 왔습니다.

그래서 이번 일에서 우리가 챙길 것은 하나입니다. 무언가 갑자기 흥할 때, 덕을 보는 쪽은 그것과 가장 닮은 물건이 아니라 그 순간 손닿는 곳에 있던 물건입니다. 닮은 정도는 나중에 따집니다. 손닿는 자리는 그 전에 누군가 정해 둡니다.

유비소프트는 이번에 돈을 크게 벌지 못했습니다. 구독 서비스에서 게임 회사가 받는 정산은 판매와 다르고, 40만 장은 그대로 40만 장입니다. 대신 8년 된 게임을 하루 23만 명이 켰다는 기록을 얻었습니다. 알리네아는 이 숫자가 언젠가 나올 리마스터 판의 근거가 될 거라고 썼습니다. 노턴은 책을 팔았습니다. 결국 비 오는 날 우산을 판 사람은 우산을 제일 잘 만든 사람이 아니라, 문 앞에 우산을 걸어 둔 사람이었다는 소리입니다.

출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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