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존층 보호의 날 — '오존'은 층 이름이 아니라, 냄새라는 말이었습니다 — Woody Magazine, 2026년 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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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6일 (수)

어원 한 단어 · 2026년 9월 16일

오늘은 오존층 보호의 날 — '오존'은 층 이름이 아니라, 냄새라는 말이었습니다

병에 담기지 않는 물질에 사람들은 코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 이름이 물질의 정체보다 25년 먼저 태어났습니다.

세 줄 요약
  1. '오존'은 그리스어로 '냄새를 풍기다'입니다. 1840년 바젤의 화학자가 전기 실험실에서 나는 냄새에 붙인 이름입니다.
  2. 오존은 병에 담기지 않아서, 사람들은 정체를 모른 채 냄새로만 25년을 불렀습니다. 산소 세 개라는 답은 1865년에 나왔습니다.
  3. 오존이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같은 분자를 하늘에서는 지키고 땅에서는 경보로 피하는 이야기입니다.

복사기 옆에 오래 서 있으면 코끝이 따끔한 냄새가 납니다. 번개가 가까이 떨어진 뒤에도 비슷한 냄새가 남습니다. 그 냄새에 붙은 이름이 오존입니다. 오늘은 유엔이 정한 오존층 보호의 날입니다. 1987년 9월 16일 몬트리올에서 각국 대표가 오존층을 망가뜨리는 물질을 줄이기로 서명했고, 그 날짜를 기념일로 삼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존을 하늘 높은 곳에 있는 층의 이름으로 압니다. 그럴 만합니다. 뉴스에서 오존은 늘 '오존층'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이 단어가 태어나던 날, 하늘은 없었습니다. 실험실이 있었고, 코가 있었습니다.

1785년 하를럼, 전기 기계 옆에서 난 냄새

이 냄새를 처음 기록한 사람은 네덜란드 하를럼의 의사 마르티누스 판 마룸입니다. 1785년, 그는 박물관에 들여놓은 거대한 정전기 발생기를 돌리다가 공기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그는 전기 자체에서 나는 냄새라고 생각했고, 사람들은 그 뒤 반세기 동안 이것을 '전기 냄새'라고 불렀습니다. 냄새는 있는데 주인은 없는 채로 55년이 흘렀습니다.

1839년 3월 13일 바젤, 한 문장짜리 보고

바젤대 화학 교수 크리스티안 프리드리히 쇤바인은 1839년 3월 13일 바젤 자연과학회에서 짧게 보고했습니다. 물을 전기분해하면 양극 쪽에서 냄새가 나는데, 전기 기계에서 나는 냄새와 놀랍도록 비슷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는 이 냄새를 예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집 근처 교회에 번개가 떨어진 적이 있었는데, 폭풍이 지나간 뒤에도 그 냄새가 오래 남았다고 뒷날 적었습니다. 실험실에서 같은 냄새를 다시 만난 것입니다.

이듬해인 1840년, 쇤바인은 파리 과학아카데미에 편지를 보내 이 냄새가 전기가 아니라 새로운 물질에서 나온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이름을 제안했습니다. 오존. 그리스어 ozein, '냄새를 풍기다'에서 따온 말입니다. 이름을 고른 사람은 화학자가 아니었습니다. 같은 대학의 그리스어 교수 W. 피셔가 골라 주었습니다.

얼굴은 한 번도 못 봤는데 목소리는 아는 위층 이웃 같았습니다. 문패에 이름을 적어야 하는데 이름을 모르니, 아는 것을 적었습니다. 목소리를 적은 셈입니다.

왜 하필 냄새였나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존은 산소 원자 세 개가 붙은 불안정한 분자라 금방 보통 산소로 되돌아갑니다. 유리·금·백금 말고는 닿는 족족 반응해서 고무관도 삭습니다. 그러니 병에 담아 두고 무게를 달 수가 없었습니다. 쇤바인도, 그 뒤의 화학자들도 순수한 오존을 분리하려고 수십 년을 매달렸지만 실패했습니다. 손에 잡히는 증거는 냄새 하나였습니다.

오존을 재는 첫 번째 기구는 쇤바인의 코였습니다.

테크니온의 화학자 모르드카이 루빈이 2001년 화학사 학술지에 이 시기를 정리하면서 쓴 표현입니다. 쇤바인은 뒤에 녹말과 요오드화칼륨을 바른 시험지를 만들었습니다. 공기에 오존이 있으면 갈색으로 변하는 종이였고, 바젤의 제본소를 통해 1플로린 남짓한 값의 키트로 팔았습니다. 그 뒤로도 그는 냄새를 가장 믿었습니다.

이런 물질을 두고 의심이 없을 리 없습니다. 1849년 한 의학지는 오존을 '상상 속 원리(imaginary principle)'라고 불렀습니다. 쇤바인 교수가 대기 중에 있다고 상상하는 것일 뿐이라는 뜻이었습니다. 냄새는 나는데 무엇이 냄새를 내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럴 만합니다. 쇤바인 자신도 1850년까지 오존을 수소와 산소의 화합물이라고 믿었습니다. 1845년 제네바의 마리냐크가 순수한 산소만으로도 오존이 생긴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1865년에는 같은 제네바의 소레가 테레빈유와 계피유에 오존을 흡수시키는 실험으로 산소 세 개, O₃라는 답을 냈습니다. 쇤바인은 그로부터 3년 뒤 세상을 떠났습니다.

25년
이름이 붙은 1840년부터 산소 세 개라는 정체가 밝혀진 1865년까지

냄새가 만든 오해, 바닷가의 오존

이름이 냄새였던 탓에, 사람들은 냄새가 나는 곳마다 오존을 떠올렸습니다. 19세기 영국 해변이 그랬습니다. 바닷가에 가면 코가 뚫리는 듯한 냄새가 났고, 사람들은 그것을 오존이라 부르며 몸에 좋다고 여겼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오존 좀 들이마셔라, 몸에 좋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도 바닷바람이 몸에 좋다는 말은 한 번쯤 들었을 것입니다.

둘 다 틀렸습니다. 2007년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앤드루 존스턴 교수팀이 노퍽 해안 갯벌의 미생물을 분석해 그 냄새의 정체를 확인했습니다. 바다 플랑크톤이 만든 물질을 세균이 분해하면서 내놓는 다이메틸설파이드라는 기체였습니다. 오존이 아니었고, 들이마신다고 몸에 좋다고 할 것도 없었습니다. 정작 쇤바인은 1851년에 이미 오존이 호흡기를 자극한다고 보고했고, 오존을 채운 공기에서 토끼가 한 시간 만에 죽는 것을 봤습니다. 이름은 발견자의 경고보다 빨리 퍼졌습니다.

같은 이름, 다른 높이

20세기에 들어 사람들은 이 이름을 두 곳에 더 붙였습니다. 먼저 하늘이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지상 15~30km 성층권에 오존이 몰려 있고, 그 층이 태양 자외선을 걸러 준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1985년 남극 위 오존이 유난히 얇아졌다는 관측이 나오자 각국은 2년 만에 몬트리올 의정서를 만들었습니다. 남극의 구멍은 해마다 남반구 봄에 가장 커집니다. NASA와 NOAA가 절정으로 잡는 구간이 9월 7일부터 10월 13일까지이고, 지난해 최대는 9월 9일, 2,286만 km²였습니다. 지금이 한 해 중 구멍이 가장 크게 벌어지는 시기입니다.

다음은 땅이었습니다. 자동차 배기가스와 햇빛이 만나면 땅 위에서도 오존이 생깁니다. 이쪽 오존은 경보를 울려 피하게 하는 오염물질입니다. 한국은 5월부터 9월까지 오존 경보제를 운영하고, 1시간 평균 농도가 0.12ppm을 넘으면 주의보를 내립니다. 밖에서 뛰지 말라는 뜻입니다. 수도권에서 이 주의보가 울린 횟수는 2017년 87회에서 2025년 122회로 늘었습니다. 한 해 서른두 날, 사이렌 대신 문자로 옵니다.

이름이 물질보다 25년 먼저 태어났습니다. 목소리만 듣고 문패를 달았고, 얼굴을 알고 난 뒤에도 문패는 바꾸지 않았습니다. 그 이웃을 우리는 위층에서는 지키고 아래층에서는 피합니다. 이름은 그대로입니다. 달라진 건 우리가 서 있는 층입니다.

출처·참고

  • 출처 ↗ Mordecai B. Rubin, "The History of Ozone. The Schönbein Period, 1839–1868", Bulletin for the History of Chemistry 26(1), 2001
  • 출처 ↗ "Ozone", 1849년 7월 의학지 원문(미국 국립의학도서관 PMC 소장)
  • 출처 ↗ Online Etymology Dictionary, "ozone"
  • 출처 ↗ Odeuropa Encyclopedia of Smell History and Heritage, "Ozone"
  • 출처 ↗ NASA Goddard, "History of the study of atmospheric ozone"
  • 출처 ↗ University of East Anglia, "Cloning the smell of the seaside", EurekAlert, 2007
  • 출처 ↗ United Nations, International Day for the Preservation of the Ozone Layer
  • 출처 ↗ NOAA·NASA, "2025 ozone hole is 5th smallest since 1992", 2025
  • 출처 ↗ 기후에너지환경부 수도권대기환경청, 오존 발생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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