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을 죽인다고 씨를 말렸습니다 — 90년 뒤 재 보니 양을 물 턱이 아니었습니다 — Woody Magazine, 2026년 9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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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7일 (월)
과학2026년 9월 7일

양을 죽인다고 씨를 말렸습니다 — 90년 뒤 재 보니 양을 물 턱이 아니었습니다

마지막 주머니늑대가 죽은 지 오늘로 90년. 지난주 호주 연구진이 이 동물의 두개골 73점을 잰 논문을 냈습니다.

세 줄 요약
  1. 1936년 9월 7일 밤, 호주 호바트 동물원의 마지막 주머니늑대가 추위 속에서 죽었습니다. 태즈메이니아 정부가 이 동물을 보호종으로 정한 날은 그보다 59일 전이었습니다.
  2. 이 동물은 양을 죽인다는 죄목으로 1888년부터 21년 동안 정부 현상금이 걸려 사냥당했습니다. 지난주 호주 연구진이 두개골 73점을 재 보니, 양처럼 버티는 큰 동물을 붙잡아 누르기에는 맞지 않는 턱이었습니다.
  3. 양을 한 마리도 안 죽였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무도 죄목을 재 보지 않았고, 잴 수 있게 됐을 때는 잴 동물이 박물관에만 남아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1936년 9월 7일 밤, 호주 남쪽 섬 태즈메이니아의 호바트 동물원. 늙은 암컷 주머니늑대 한 마리가 우리 바깥에서 밤을 났습니다. 그날 밤 기온이 뚝 떨어졌고, 이 동물은 추위 속에서 죽었습니다.

동물원 장부에는 이 동물이 들어온 기록조차 없었습니다. 넉 달 전 사냥꾼 일라이어스 처칠이 불법 올가미로 잡아 동물원에 몰래 판 동물이었습니다. 판 쪽도 산 쪽도 남기고 싶은 기록이 아니었습니다. 사체는 태즈메이니아 박물관으로 갔지만 목록에는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다른 개체가 또 잡힐 거라고 다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 90년 동안 살아 있는 주머니늑대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늑대처럼 생긴 것이 양 옆에 살았습니다

주머니늑대(thylacine)는 개만 한 몸집에 등에 검은 줄무늬가 있고, 배에는 캥거루처럼 새끼 주머니가 달린 육식 유대류입니다. 영어권에서는 줄무늬 때문에 '태즈메이니아 호랑이'로 부릅니다. 원래 호주 본토에도 살았지만 유럽인이 오기 훨씬 전에 사라졌고, 19세기에는 태즈메이니아 섬에만 5,000마리쯤 남아 있었습니다. 그 섬에 영국 정착민이 양을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늑대처럼 생긴 육식동물이 양 우리 옆 숲에 사는데, 양이 없어지면 그놈 짓이라고 믿은 건 그럴 만합니다. 고향 영국에는 늑대가 있었고 늑대는 양을 물어 갔습니다. 학자들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 동물의 학명 뒷부분 '키노케팔루스(cynocephalus)'는 '개 머리'라는 뜻입니다. 정착민의 눈에도 학자의 눈에도 이 동물은 늑대의 한 종류였습니다.

죄목이 법이 됐습니다

1830년대부터 농장주들이 돈을 모아 주머니늑대 가죽에 값을 매겼습니다. 1888년에는 태즈메이니아 정부가 나섰습니다. 성체 한 마리에 1파운드, 새끼 한 마리에 10실링. 농장주 단체가 "이 동물 때문에 농사를 못 짓는다"는 청원을 올려 밀어붙인 법이었습니다. 태즈메이니아 박물관 큐레이터 캐스린 메들록에 따르면 이 법은 의회에서 한 표 차로 통과했습니다. 그 한 표가 21년을 버텼습니다. 1909년 현상금을 거둘 때까지 정부가 값을 치른 건수가 2,184건이었습니다. 신고하지 않고 죽인 수는 이보다 훨씬 많다고 연구자들은 봅니다.

1930년을 마지막으로 야생에서 총에 맞은 기록이 끊겼습니다. 그제야 여론이 돌았습니다. 그 뒤로 산 채로 잡힌 것은 두세 마리뿐이었고, 그중 하나가 호바트의 그 암컷입니다. 1936년 7월 10일, 정부가 주머니늑대를 보호종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59일 뒤 호바트 동물원의 그 암컷이 죽었습니다. 공식 멸종 선언은 1986년에야 나왔습니다. 그동안 어딘가 살아 있을 거라 믿고 찾아다닌 사람들이 계속 있었습니다.

59일
보호종이 된 날부터 마지막 한 마리가 죽은 날까지

여기까지가 우리가 아는 이야기입니다. 늦게 후회한 사람들의 이야기지요. 그런데 이 재판에는 처음부터 빠진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감정서입니다. 이 동물이 정말 양을 죽일 수 있는 턱을 가졌는지, 아무도 재 보지 않았습니다.

감정서가 지난주에 도착했습니다

8월 31일, 호주 플린더스대학교의 베라 바이스베커 교수 팀이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논문을 냈습니다. 세계 박물관에 남은 주머니늑대 두개골 73점을 직접 자로 재고, 늑대·여우·자칼 등 육식 포유류 60종의 3D 두개골 자료와 비교한 결과입니다. 이 동물의 두개골을 이만큼 많이 잰 연구는 처음입니다.

양처럼 큰 동물을 사냥하는 포식자의 머리는 짧고 넓고 묵직합니다. 물린 동물이 몸부림치면 그 힘이 턱을 옆으로 비트는데, 그걸 견디려면 뼈가 짧고 두꺼워야 합니다. 늑대의 머리가 그렇습니다. 주머니늑대의 머리는 정반대였습니다. 주둥이가 길고 좁고 위아래로 높습니다. 그런데 크기는 이상하리만큼 큽니다. 몸무게가 17kg 정도인데 두개골은 25kg에서 67kg 나가는 동물의 것과 같은 크기입니다. 회색늑대와 맞먹습니다.

긴 턱은 긴 팔과 같습니다. 같은 만큼 움직여도 끝은 더 멀리, 더 빨리 갑니다.

연구진은 이 조합을 이렇게 읽습니다. 긴 턱은 긴 팔과 같습니다. 어깨를 같은 만큼 돌려도 팔이 길면 손끝이 더 빨리 움직입니다. 그래서 긴 주둥이는 빨리 닫히고, 부딪히는 충격이 큽니다. 큰 두개골은 그 충격을 받아내는 틀입니다. 송곳니 주변은 넓게 벌어졌다가 바로 뒤에서 좁아지는데, 이 모양은 무게를 앞쪽에 몰아 주고 송곳니 둘레에 뼈를 두껍게 쌓아 줍니다. 위에서 아래로 내리찍는 힘은 잘 견디고, 옆으로 비트는 힘에는 약한 구조입니다. 한마디로 작고 빠른 먹이를 순간에 낚아채는 턱이지, 양처럼 버티는 큰 동물을 붙잡아 누르는 데는 맞지 않는 턱입니다. 연구진이 추정하는 먹이 크기는 제 몸무게의 45% 정도입니다. 다 자란 양은 주머니늑대보다 무겁습니다.

이런 조합을 가진 육식 포유류는 지금 지구에 없습니다. 굳이 비슷한 것을 찾으면 악어처럼 긴 주둥이로 재빨리 무는 동물들입니다. 즉 이 동물이 늑대와 닮은 건 얼굴 생김새까지였습니다. 그 얼굴을 쓰는 방법은 늑대와 달랐습니다.

왜 늑대로 보였는가

주머니늑대는 개보다 캥거루에 가깝습니다. 유대류와 태반류가 갈라진 것이 1억 2,000만 년에서 1억 6,000만 년 전이니, 공룡이 사라지기 한참 전에 이미 다른 길을 가고 있던 두 계통입니다. 그 두 계통이 비슷한 먹이를 쫓다가 비슷한 얼굴을 갖게 됐습니다. 정착민은 그 얼굴만 보고 고향의 늑대를 떠올렸고, 학자는 그 얼굴만 보고 '개 머리'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우리가 그 시절 사람들을 나무랄 처지는 못 됩니다. 두개골을 잴 도구도, 비교할 3D 자료도 그때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는 짚어야 합니다. 이번 논문의 두개골 73점은 어디서 왔을까요. 대부분 사냥이 한창이던 시절에 죽어 유럽과 호주의 박물관으로 팔려 간 동물들입니다. 감정서를 쓸 재료를, 판결을 집행한 사람들이 모아 준 셈입니다. 그 재료조차 어디 있는지 몰랐던 것이 하나 있습니다. 마지막 개체입니다. 동물원이 매입 기록을 남기지 않아 박물관도 이 사체를 특별히 다루지 않았고, 가죽은 학교를 도는 교육용 표본이 됐습니다. 가죽에는 아이들이 쓰다듬은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2022년에야 연구자 로버트 패들과 큐레이터 메들록이 교육실 찬장에서 이 가죽과 뼈를 찾아냈습니다. 죽은 지 86년 만입니다.

이번 논문의 공저자인 멜버른대학교 앤드루 파스크 교수는 이 동물의 유전체를 복원해 되살리는 연구를 미국 기업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되살아난 동물이 무엇을 먹을지는, 이번에 잰 턱이 말해 줄 겁니다.

마지막 한마디

재판은 1888년에 끝났습니다. 감정서는 지난주에 왔습니다. 피고는 90년 전에 없어졌습니다. 태즈메이니아는 이 동물이 무엇을 먹는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닮았는지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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