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20년 — 추석마다 극장에 어른들의 판이 섰습니다
Woody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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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2일 (화)
「타짜」 20년 — 추석마다 극장에 어른들의 판이 섰습니다
네 편 모두 청소년은 못 보는 영화였습니다. 그런데도 네 번 모두, 온 가족이 극장을 찾는 추석 대목에 개봉일을 잡았습니다.
세 줄 요약
- 「타짜」 시리즈 마지막 편이 내일(9월 23일) 개봉합니다. 2006년 첫 편부터 이번 편까지, 네 편 모두 추석 무렵으로 개봉일을 잡았습니다.
- 네 편 모두 청소년관람불가였지만, 가족 영화와 같은 날 맞붙은 2014년 추석 연휴에 1위를 했습니다.
- 도박을 권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명절 극장에도 어른들이 따로 앉는 자리가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명절 거실을 떠올리면 익숙한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온 가족이 윷을 던지고 나면, 어른들은 한쪽에 따로 화투판을 벌입니다. 여론조사 회사 리얼미터가 2017년 성인 500명에게 추석 연휴에 가족과 즐길 놀이를 물었더니 윷놀이가 19.4%로 1위, 화투가 10.8%로 2위였습니다. 50대만 따로 보면 두 놀이가 13.1%로 똑같았습니다.
그 화투판은 원래 아이들 몫이 아니었습니다. 1997년 추석을 앞두고 한국일보는 어른들끼리 둘러앉는 고스톱판이 어느새 명절 풍속이 됐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화투를 "아이들 보기도 민망한" 놀이라고 부르고, 올해는 온 가족이 함께할 놀이로 바꿔 보자고 권했습니다. 우리 집 거실에도 아이들을 들이지 않는 판이 하나쯤 따로 섰던 셈입니다.
네 편, 네 번의 9월
내일 「타짜: 벨제붑의 노래」가 개봉합니다. 김세영이 글을 쓰고 허영만이 그린 만화를 영화로 옮긴 「타짜」 시리즈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 편입니다. 제작사 싸이더스와 배급사 CJ ENM은 이번 편으로 실사 영화 시리즈를 끝낸다고 밝혔습니다.
첫 편은 2006년 9월 말, 그해 추석(10월 6일)을 열흘 가까이 앞두고 나왔습니다. 2편 「신의 손」은 2014년 9월 3일, 추석 닷새 전에 개봉했습니다. 3편 「원 아이드 잭」은 2019년 9월 11일, 추석 이틀 전에 걸렸습니다. 올해 마지막 편은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하루 전에 개봉합니다. 그사이 판의 종목은 바뀌었습니다. 1·2편은 화투였고, 3편부터는 포커판으로 옮겨 갔습니다.
관객 수도 편마다 달랐습니다. 첫 편은 568만 명, 2편은 401만 명, 3편은 222만 명이 봤습니다. 종목도 관객 수도 바뀌는 동안, 개봉 달만은 20년 동안 한 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첫 편은 684만 명으로도 자주 인용됩니다. 2006년 당시 보도된 전국 집계입니다. 그해에는 극장 입장권 판매를 모으는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아직 들어오지 않은 극장이 있었습니다. 모든 극장이 가입하도록 법이 바뀐 건 2010년입니다. 공식 기록은 568만 명입니다.
그런데 네 편에는 공통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모두 청소년관람불가, 흔히 말하는 19금 영화였습니다. 2019년 영상물등급위원회는 3편에 이 등급을 매기면서 폭력성과 대사 수위, 모방 위험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명절 극장은 가족 영화 몫이라는 말
우리는 흔히 명절 극장가를 가족 영화 대목이라고 부릅니다. 그럴 만합니다. 연휴에는 온 가족이 한집에 모이고, 모인 김에 다 같이 극장에 가는 집이 많습니다. 2017년 추석을 앞두고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투데이에 명절에는 가족 단위로 극장을 찾는 사람이 많아 관객 모으기에 유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기사는 그해 추석 개봉작 「범죄도시」의 청불 등급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이 계산대로라면 19금 영화는 추석을 피하는 게 맞습니다. 부모가 아이 손을 잡고 들어갈 수 없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기록을 보면 반대입니다.
2014년 9월 3일, 세 편이 나란히 개봉했습니다. 타짜 2편, 할리우드 액션 영화 「루시」, 그리고 송혜교와 강동원이 주연한 가족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입니다. 추석 연휴 첫날인 9월 6일, 타짜 2편이 하루 관객 1위에 올랐습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19만 1천여 명으로 3위였습니다.
2017년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위험 요인으로 꼽혔던 「범죄도시」는 추석 경쟁작들을 모두 제쳤고, 10월 말에는 타짜 첫 편의 568만 명까지 넘어섰습니다.
감독의 대답
여기까지만 보면 운이 좋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한두 번이라면 그렇게 보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편을 맡은 최국희 감독은 이달 9일 언론시사회 기자간담회에서 가족이 함께 보기엔 수위가 높지 않으냐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습니다.
"'타짜' 시리즈는 늘 추석에 개봉했고 19금이었다."
그는 성인 오락영화를 지향했기 때문에 수위를 굳이 낮추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적어도 최 감독은 추석 개봉을 우연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그가 노린 관객은 아이 손을 잡은 가족이 아니라 어른이었습니다.
명절 가족 관객이라고 하면 우리는 어린아이를 데려온 부모부터 떠올립니다. 자연스러운 연상입니다. 그런데 극장 좌석을 실제로 채운 얼굴은 조금 다릅니다. 지난해 추석 연휴 1위 영화는 「보스」였습니다. CGV와 롯데시네마 분석에서 관객은 30대와 40대가 각각 26~27%로 가장 많았고, 50대 이상도 16~25%였습니다. 열 명 중 일곱 명 가까이가 서른을 넘긴 어른이었습니다. 코리아타임스는 「보스」가 함께 극장을 찾는 가족들의 선택지가 됐다고 썼습니다. 가족이 함께 왔다 해도, 좌석은 아이보다 어른이 훨씬 많이 채웠습니다.
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내일은 타짜 마지막 편과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 청불 한국 영화 두 편이 같은 날 개봉합니다. 타짜 마지막 편은 개봉 이틀 전 낮 12시까지 표가 7만 6,526장 팔렸습니다. 역대 청불 흥행작 「아수라」도, 전작 「원 아이드 잭」도 같은 시점에는 이만큼 팔지 못했습니다.
다시, 거실
명절 거실에서 온 가족이 윷을 던지고 나면, 어른들은 따로 화투판에 둘러앉습니다. 추석 극장에도 그런 자리가 있었습니다. 가족 영화 옆 상영관에, 어른들만 들어가는 판이 섰습니다. 「타짜」는 20년 동안 그 판을 네 번 맡았습니다. 내일이 마지막 판입니다.
출처·참고
- 출처 ↗ 텐아시아, '타짜: 벨제붑의 노래' 9월 23일 개봉 확정 (2026.8.18)
- 출처 ↗ 서플, 20년 달려온 '타짜' 마침표 (2026.9)
- 출처 ↗ 파이낸셜뉴스, 언론시사회 기자간담회 보도 (2026.9.14)
- 출처 ↗ 뉴스1, 추석 앞둔 극장가 청불작 승부 (2026.9.20)
- 출처 ↗ 미디어펜, '타짜 4' 개봉 D-2 청불 영화 예매 기록 (2026.9.21)
- 출처 ↗ 시사포커스, 전국관객 680만 명 돌파한 영화 '타짜' (2006.12.7)
- 출처 ↗ 이투데이, 추석 연휴 극장가 개봉작 (2014.9.5)
- 출처 ↗ 이투데이, '타짜-신의 손' 추석 연휴 첫날 1위 (2014.9.7)
- 출처 ↗ 서울신문, '타짜 신의 손' 청소년불가 영화 중 최단기간 200만 돌파 (2014.9.10)
- 출처 ↗ 엑스포츠뉴스, '타짜: 원 아이드 잭' 개봉일 박스오피스 1위 (2019.9.12)
- 출처 ↗ 엑스포츠뉴스, '타짜: 원 아이드 잭' VOD 서비스 오픈 (2019.10.8)
- 출처 ↗ 이투데이, 추석 특수 노린 영화주 (2017.9.26)
- 출처 ↗ 한국일보, '범죄도시' 역대 청불 한국영화 4위 (2017.10.30)
- 출처 ↗ 국제신문, '타짜: 원 아이드 잭' 청불 등급 확정 (2019.8.21)
- 출처 ↗ 아주경제, 세대별로 갈라진 추석 극장가 (2025.10.14)
- 출처 ↗ 코리아타임스, 「보스」 흥행 보도 (2025.10.8, 영문)
- 출처 ↗ 이데일리, 리얼미터 추석연휴 가족놀이 조사 (2017.10.2)
- 출처 ↗ 한국일보, 고스톱 Stop! 추석놀이 해보세요 (1997.9.12)
- 출처 ↗ 영화진흥위원회 웹진 「한국영화」, 관객 수에서 매출액으로 (2026.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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