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단풍 절정 평년일 — 기상청은 매표소 근처에서 산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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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7일 (토)

여행2026년 10월 17일

설악산 단풍 절정 평년일 — 기상청은 매표소 근처에서 산을 봅니다

검색하면 절정 날짜가 셋 나옵니다. 17일, 20일, 25일. 셋은 따지는 게 서로 다릅니다.

한눈에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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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단풍 절정 날짜가 셋 — 17일, 20일, 25일 (카드 1/6) 10월 17일은 기상청 30년 평균 절정일, 산 전체 80% 기준 (카드 2/6) 기상청은 설악산 소공원 매표소 부근에서 산을 보고 판정합니다 (카드 3/6) 10월 20일은 산림청 예측, 단풍나무 잎 50% 기준 (카드 4/6) 10월 25일은 웨더아이 예보, 실제 절정은 16일로 9일 빨랐습니다 (카드 5/6) 날짜는 셋, 산은 하나 — 세 날짜의 기준 정리 (카드 6/6)

포털 검색창에 '설악산 단풍 절정'을 넣으면 날짜가 하나로 모이지 않습니다. 10월 17일이라는 글이 있고, 20일이라는 글이 있고, 25일이라는 글도 있습니다. 같은 산의 같은 '절정'인데 날짜가 여드레까지 벌어집니다. 셋 중 둘은 틀렸겠거니 하고 넘어가기 쉽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보는 세 날짜가 엇갈린다고 둘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날마다 점수가 조금씩 오르는 학생을 떠올리면 쉽습니다. 이 학생이 두 학교에 지원했는데, 한 곳은 합격선이 50점이고 다른 곳은 80점입니다. 학생은 한 명인데 합격 통지는 서로 다른 날 옵니다. 단풍도 산꼭대기에서부터 날마다 조금씩 번져 내려옵니다. 날짜를 가르는 것은 산이 아니라 합격선입니다.

첫 단풍은 20%, 절정은 80%

기상청은 산 전체를 놓고 정상 부근부터 약 20%가 물들면 '첫 단풍', 약 80%가 물들면 '절정'이라고 부릅니다. 올해 설악산 첫 단풍은 9월 28일이었습니다. 지난해(10월 2일)보다 나흘 빨랐고, 평년과 같은 날이었습니다.

평년은 1991년부터 2020년까지 30년 치 관측을 평균 낸 값입니다. 그 평균으로 설악산의 첫 단풍은 9월 28일, 절정은 10월 17일입니다. 평년 날짜로 치면 첫 단풍에서 절정까지 19일입니다. 올해 기상청은 그보다 하루 이른 어제(16일) 절정을 관측했습니다.

80%
기상청이 '절정'이라고 부르는 선. 산 전체를 놓고 셉니다

기상청이 산을 보는 자리

80%를 어디서 보느냐는 보도자료 사진 한 장에 나옵니다. 기상청이 9월 28일 낸 보도자료의 사진 설명에 관측장소가 적혀 있습니다. 설악산 소공원 매표소 부근, 등산객이 산으로 들어서는 입구 쪽입니다.

그 자리에서 무엇을 보는지는 대전지방기상청이 지난해 웹진에 소개한 계룡산 사례에 자세히 나옵니다. 관측자는 동학사 자연관찰로가 시작되는 곳의 단풍나무 세 그루를 살피고, 동학사에서 쌀개봉 쪽 전경을 바라보며 산 전체가 얼마나 물들었는지 가늠합니다. 정해진 자리에 사람이 서서 산을 보고 판정하는 셈입니다.

서울은 더 단순합니다. 종로구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 옆 단풍나무 한 그루가 기준입니다. 120년이 넘었다는 이 나무 앞에는 '식물계절 관측표준목'이라는 안내가 붙어 있습니다. 2024년 11월에는 YTN 기상캐스터가 이 나무 앞에서 중계를 했습니다. 일주일 전만 해도 잎이 20%도 물들지 않아 서울은 공식적으로 첫 단풍도 시작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시내 가로수가 아무리 붉어도, 이 나무가 20%를 넘지 않으면 기록상 서울의 단풍나무 단풍은 시작되지 않습니다.

이렇게까지 자리를 고정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기상청이 계절을 관측하는 건 지역마다 얼마나 빠르고 늦은지 따지고, 오랜 기록을 이어 기후변화의 흐름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려면 작년과 견줄 수 있는 날짜가 있어야 합니다. 보는 자리를 옮기면 견줄 수가 없습니다. 오늘 소공원 매표소를 지나는 우리는 기상청이 해마다 설악산을 바라보는 바로 그 언저리에 서는 셈입니다.

산림청의 50%는 나무의 잎을 셉니다

10월 20일은 산림청의 날짜입니다. 산림청은 9월 22일 '2026년 한반도 단풍절정 예측지도'를 내면서 설악산 단풍나무류의 절정을 10월 20일로 내다봤습니다. 이 지도에서 말하는 절정은 관측하는 수종의 잎이 50% 이상 물든 때입니다.

합격선만 다른 게 아닙니다. 세는 대상도 다릅니다. 기상청은 산 전체를 보고 얼마나 물들었는지 셉니다. 산림청은 나무를 수종별로 나눠 그 잎을 셉니다. 그래서 같은 산 안에서도 나무 종류마다 날짜가 갈립니다. 경북 주왕산이라면 산림청은 단풍나무류 10월 26일, 은행나무 29일, 참나무류 11월 6일을 절정으로 봤습니다.

산림청과 국립수목원은 이런 식물계절 관측 자료를 2009년부터 전국 공립수목원과 함께 쌓아 왔습니다. 기상청과는 따로 적어 온 장부입니다.

25일은 예보입니다

남은 25일은 민간 기상업체 웨더아이의 날짜입니다. 웨더아이는 9월 초 설악산 첫 단풍을 10월 3일쯤, 절정을 10월 25일로 예상했습니다. 기준은 기상청과 같은 80%입니다.

첫 단풍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웨더아이가 10월 3일로 본 첫 단풍을 기상청은 닷새 이른 9월 28일에 관측했습니다. 절정도 기상청 관측(16일)보다 아흐레 늦게 봤습니다.

세 날짜는 성격도 다릅니다. 웨더아이 예보는 합격선이 기상청과 같아서 관측과 견줘 맞고 틀림을 가릴 수 있습니다. 산림청의 20일은 처음부터 다른 시험의 답입니다. 기상청 날짜와 다르다고 해서 틀린 날짜가 되지는 않습니다.

절정은 하루 먼저 왔습니다

평년값은 30년을 평균 낸 숫자고, 올해 날짜는 따로 옵니다. 지난해 설악산 절정은 10월 24일로, 평년보다 일주일 늦었습니다. 올해는 첫 단풍이 평년과 같은 날 들었고, 기상청은 평년보다 하루 이른 어제(16일) 절정을 관측했습니다.

관측 결과는 기상청 날씨누리의 '유명산 단풍현황'에서 볼 수 있습니다. 메뉴에서 테마날씨, 계절관측, 유명산 단풍현황 순으로 들어가면 21개 산의 사진과 상태를 볼 수 있습니다. 주말 날씨도 변수입니다. 15일 YTN 날씨 보도에 따르면 일요일인 18일 새벽 북서쪽부터 비가 시작돼 전국으로 번질 전망입니다.

오늘 설악산에 가는 우리가 손에 쥔 날짜 셋은 따지는 게 서로 다릅니다. 기상청은 매표소 근처에서 산 전체를 보고 80%에 선을 긋습니다. 산림청은 나무 가까이서 잎을 세어 50%에 긋습니다. 민간 업체는 같은 80% 선이 언제 넘어갈지 미리 짚습니다. 한 학생을 두 학교가 채점하고, 한 곳은 합격 날짜를 미리 점치는 셈입니다. 날짜는 셋이어도 산은 하나입니다.

출처·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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