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 해터의 날 — 책 속 다과회는 5월 4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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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6일 (화)

잡학2026년 10월 6일

오늘은 매드 해터의 날 — 책 속 다과회는 5월 4일이었습니다

모자장수의 모자에 꽂힌 '10/6'은 날짜가 아니라 값이었습니다. 캐럴이 다과회에 적어 둔 날짜는 따로 있습니다.

세 줄 요약

  1. 오늘 10월 6일은 '매드 해터의 날'입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모자장수의 모자에 꽂힌 '10/6'을 미국식 날짜로 읽어 정한 날입니다.
  2. 루이스 캐럴은 1890년에 펴낸 책에서 그 숫자가 10실링 6펜스, 모자 값이라고 직접 적었습니다. 모자장수는 머리에 쓴 모자까지 팔 물건이었습니다.
  3. 책 속 다과회에는 날짜가 따로 있습니다. 앨리스는 오늘이 4일이라고 답했고, 그달은 5월이었습니다. 실제 모델 앨리스 리델의 생일입니다.

존 테니얼이 그린 모자장수의 높은 모자에는 쪽지가 하나 꽂혀 있습니다. 모자 띠 사이로 삐져나온 작은 종이에 "In this style 10/6"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1865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처음 실린 그림입니다.

오늘 영어권 소셜미디어에는 이 쪽지가 다시 돌아다닙니다. 미국은 날짜를 달부터 씁니다. 10/6이 10월 6일로 보일 만합니다. 기념일 달력들이 전하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1986년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의 컴퓨터 기술자들이 이 숫자를 보고 오늘을 '매드 해터의 날'로 삼았다고 합니다. 그해 기록은 찾기 어렵고, 기념일 사이트들이 같은 이야기를 서로 옮겨 적고 있습니다.

이름부터 짚어 두겠습니다. 책 속에서 그는 그냥 '모자장수'입니다. 미쳤다는 말은 체셔 고양이가 붙여 줍니다. 고양이는 모자장수와 3월토끼가 사는 쪽을 가리키며 "둘 다 미쳤어"라고 말합니다.

쪽지에 적힌 건 모자 값이었습니다

19세기 영국에서 1파운드는 20실링, 1실링은 12펜스였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실링과 펜스 사이에 사선을 그어 적었습니다. 10실링 6펜스면 '10/6'입니다. 21실링을 1기니라고 불렀으니, 이 모자는 딱 반 기니짜리입니다.

이 쪽지를 주문서로 읽는 소개 글도 있습니다. 손님이 이 모양으로 만들어 달라고 맡긴 쪽지를 모자 장인이 꽂아 두었다는 해석입니다. 모자를 만드는 사람이니 그렇게 보면 이야기가 깔끔합니다.

답은 캐럴이 직접 남겼습니다. 1890년 그는 다섯 살 이하 아이들을 위해 『앨리스』를 손수 고쳐 쓴 『너서리 앨리스』를 냈습니다. 다과회 그림을 풀어 주는 대목에서 캐럴은 모자장수가 팔 모자를 들고 다녔다고 씁니다. 머리에 쓴 모자도 팔 물건이었습니다. 그래서 '10'과 '6'이 적혀 있고, 그게 10실링 6펜스라는 뜻입니다.

"모자를 참 별나게 파는 방법이지요?" — 루이스 캐럴, 『너서리 앨리스』(1890)

원작에도 같은 설정이 들어 있습니다. 11장 재판에서 왕이 증인으로 나온 모자장수에게 모자를 벗으라고 합니다. 모자장수는 자기 것이 아니라고 답합니다. 왕이 "훔쳤군!" 하고 외치자 모자장수가 해명합니다. 팔려고 가진 것이고, 자기 모자는 하나도 없다고요. 모자장수니까요.

우리도 새 셔츠를 입고 나갔다가 소매에 매달린 가격 택을 뒤늦게 발견하곤 합니다. 모자장수는 그 택을 일부러 달고 다닙니다. 머리 위 모자가 곧 진열품입니다.

10/6
10실링 6펜스. 맥밀런 도서 목록 가격으로 『앨리스』 보급판 네 권을 사고 6펜스가 남는 값

값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너서리 앨리스』에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책 보급판 뒤편에 실린 맥밀런 출판사 도서 목록을 보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금박 장정판이 6실링, 보급판이 2실링 6펜스입니다. 모자장수의 모자 하나면 보급판 네 권을 사고 6펜스가 남습니다.

책이 정해 둔 날짜는 5월 4일입니다

그래도 다과회는 영영 끝나지 않는 자리니, 날짜를 따지는 게 의미 없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모자장수가 시간과 사이가 틀어진 뒤로 그 자리는 늘 6시, 차 마실 시간이니까요. 그런데 캐럴은 이 장면에 날짜를 적어 두었습니다.

6장 끝에서 앨리스는 3월토끼 집으로 가며 혼잣말을 합니다. "지금은 5월이니까 3월만큼 미쳐 날뛰지는 않겠지." 7장 다과회에서는 모자장수가 주머니에서 회중시계를 꺼냅니다. 흔들어 보고 귀에 대 보다가 앨리스에게 묻습니다. 오늘이 며칠이냐고요.

앨리스는 잠깐 생각하고 "4일"이라고 답합니다. 모자장수는 "이틀이나 틀렸군!" 하고 한숨을 쉽니다. 그 시계는 몇 시인지는 안 알려 주고 날짜만 알려 줍니다.

5월 4일은 실제 앨리스의 생일입니다. 앨리스 리델은 1852년 5월 4일에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캐럴이 수학을 가르치던 옥스퍼드 크라이스트처치 칼리지의 학장이었습니다. 책은 이날이 생일이라고 밝히지 않습니다. 5월은 6장에, 4일은 7장에 나눠 흘려 둘 뿐입니다.

모자장수는 처음부터 있던 인물도 아닙니다. 캐럴은 1864년 앨리스에게 손글씨 원고 『땅속 나라의 앨리스』를 선물했습니다. 이듬해 나온 책은 그 원고보다 두 배 가까이 길어졌습니다. 미시간대 도서관 전시 자료에 따르면 모자장수와 3월토끼는 그때 새로 들어간 인물입니다. 우리가 아는 다과회 장면도 원고에는 없습니다. 영국도서관은 원고 목록에 이 장을 '새로 쓴 장'으로 적어 두었습니다. 캐럴은 원고를 책으로 늘리면서, 새로 쓴 장면에 앨리스의 생일을 넣었습니다.

날짜를 돈으로, 돈을 날짜로

책에는 오늘 우리가 하는 일을 거꾸로 해 보이는 장면이 있습니다. 11장 재판에서 왕이 모자장수에게 다과회를 언제 시작했느냐고 묻습니다. 모자장수는 3월 14일인 것 같다고 하고, 3월토끼는 15일, 겨울잠쥐는 16일이라고 합니다. 배심원들은 세 날짜를 석판에 받아 적고, 더한 다음 실링과 펜스로 환산합니다.

책 속 배심원은 날짜를 돈으로 바꿨습니다. 120여 년 뒤 독자들은 돈을 날짜로 바꿨습니다. 모자장수는 가격 택을 단 채로 다과회에 앉아 있었고, 우리는 그 택을 생일 카드처럼 읽었습니다. 생일은 책 안에 따로 적혀 있었습니다. 5월 4일입니다.

출처·참고

  • 출처 ↗ 루이스 캐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1865), 프로젝트 구텐베르크 판
  • 출처 ↗ 같은 책 11장, 사우스플로리다대 Lit2Go 판
  • 출처 ↗ 루이스 캐럴, 『너서리 앨리스』(1890), 프로젝트 구텐베르크 판(보급판)
  • 출처 ↗ 미시간대 도서관 전시, Publishing the First Edition
  • 출처 ↗ 영국도서관, 『땅속 나라의 앨리스』 원고(Add MS 46700) 기록
  • 출처 ↗ 워릭대 현대기록센터, What could you buy with a working class wage?
  • 출처 ↗ Alice's Recollections of Carrollian Days, 『콘힐 매거진』 1932년 7월호
  • 출처 ↗ National Day Calendar, National Mad Hatter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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