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열리는 프레디 머큐리의 여든 번째 생일 파티 — 장소는 1971년에 불타 없어진 카지노입니다 — Woody Magazine, 2026년 9월 5일
오늘 밤 열리는 프레디 머큐리의 여든 번째 생일 파티 — 장소는 1971년에 불타 없어진 카지노입니다
- 오늘은 프레디 머큐리의 여든 번째 생일입니다. 팬들은 그가 살던 런던이 아니라 스위스 몽트뢰에 모였습니다.
- 퀸은 1978년 여름에 처음 몽트뢰에 왔습니다. 세금 고지서를 받고 영국을 떠나야 했습니다.
- 마침 그 마을에 유럽에서 손꼽히는 녹음실이 있었습니다. 7년 전 불탄 카지노를 다시 지으면서 들어선 방이었습니다.
오늘 스위스 몽트뢰의 호숫가 광장에 사람이 몰려 있습니다. 9월 2일에 시작한 추모 축제 프레디 데이스(Freddie Days)의 마지막 주말입니다. 콘서트도, 사진전도, 그를 십 년 넘게 보좌한 비서 피터 프리스톤이 안내하는 유람선도 전부 무료입니다. 표도 예약도 없습니다. 저녁에는 마을 카지노에서 공식 생일 파티가 따로 열립니다.
프레디 머큐리는 1946년 9월 5일에 태어났습니다. 오늘이 여든 번째 생일입니다.
그런데 그는 런던 사람이었습니다. 켄싱턴의 집에서 살았고 그 집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태어난 곳은 동아프리카 앞바다에 있는 잔지바르섬입니다. 스위스는 둘 중 어느 쪽도 아닙니다.
"호수가 아름다워서"
몽트뢰 이야기는 대개 이렇게 시작합니다. 레만호가 잔잔하고 알프스가 병풍처럼 서 있어서, 소란에 지친 사람이 쉬러 온 곳이었다고요.
맞는 말입니다. 그는 실제로 이 호수를 좋아했습니다. 함께 노래한 성악가 몬세라 카바예에게 마음의 평화를 얻고 싶거든 몽트뢰로 오라고 했다는 말도 남아 있습니다. 마지막 몇 해는 이 마을에서 꽤 오래 지냈습니다. 우리가 아는 이야기도 대체로 여기까지입니다.
다만 그가 처음 이 호수 앞에 선 날의 사정은 좀 다릅니다. 그해 여름 밴드는 영국에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1978년 여름, 고지서 한 장
퀸은 그해 6월 세금 고지서를 받습니다. 액수가 컸습니다. 얼마였는지는 공개된 적이 없습니다. 다만 결과는 분명합니다.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는 7월 2일까지 영국을 떠나야 했습니다. 첫아이가 태어난 직후였습니다.
당시 영국의 소득세 최고세율은 근로소득 83퍼센트였습니다. 그 구간에 들어간 사람은 100파운드를 더 벌면 17파운드를 손에 쥐었습니다. 영국 정부는 1974년에 이 세율로 올린 뒤 5년을 그대로 뒀습니다.
그래서 1970년대 영국 뮤지션들은 짐을 쌌습니다. 롤링 스톤스는 1971년에 프랑스로 건너가 앨범을 만들었고 제목을 「Exile on Main St.」라고 붙였습니다. 데이비드 보위는 스위스에 거처를 두고 베를린에서 작업했습니다. 세금 때문에 나라를 뜬 이들을 영국에서는 택스 엑자일(tax exile), 세금 망명자라고 불렀습니다.
퀸도 그 줄에 섰습니다. 밴드는 프랑스 니스 근처에서 리허설을 시작했고, 캐나다로 간 메이가 뒤늦게 합류했습니다.
하필 몽트뢰였던 까닭
영국을 떠나야 한다고 해서 몽트뢰로 갈 이유는 없었습니다. 세금을 피해 나간 사람이 자리를 잡을 나라는 여럿이었습니다. 그해 여름의 몽트뢰는 급하게 잡은 출장 숙소에 가까웠습니다.
7월 말 밴드는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을 구경하러 갔습니다. 앨범 제목 「Jazz」도 그 축제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데이비드 보위를 만납니다. 보위는 마을에 마운틴 스튜디오라는 녹음실이 있다고 일러 줍니다.
인구가 몇 만 명뿐인 호숫가 마을에 유럽 최고 수준의 녹음실이 있다는 건 이상한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대개 이 대목을 그냥 지나갑니다. 그럴 만합니다. 녹음실이 어디에 있든 노래만 좋으면 그만이니까요. 그 방이 어쩌다 거기 생겼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1971년 12월 4일, 오후 4시 15분
그날 몽트뢰 카지노에서는 프랭크 자파와 그의 밴드가 공연하고 있었습니다. 공연이 열린 홀은 천장이 나무였고 열대풍 장식이 매달려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의자는 미리 치워 둬서 관객은 바닥에 앉아 있었습니다. 인원은 기록마다 2천 명에서 3천 명 사이로 엇갈립니다.
4시 15분에서 20분 사이에 천장에 불이 붙었습니다. 관객 중 한 사람이 쏜 조명탄이 원인이라는 게 다수 증언이지만, 화재를 나중에 분석한 영국 화재공학자들은 발화 원인이 지금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적었습니다.
불은 금방 커졌습니다. 누군가 소화 호스를 끌어다 물을 뿌렸는데 물줄기가 2미터를 못 올라갔습니다. 커피 기계가 터질까 봐 건물 수압을 낮춰 둔 탓이었습니다.
그래도 사람은 다 나왔습니다. 자파가 마이크를 잡고 침착하게 나가라고 안내했고, 의자가 없었던 덕분에 통로가 막히지 않았습니다. 갇힌 사람들은 무대 옆 통유리를 깨고 3미터 아래 잔디로 뛰어내렸습니다. 죽은 사람은 없었고 병원에 간 사람이 셋이었습니다.
건물은 남지 않았습니다. 재산 피해는 당시 1,200만에서 1,500만 프랑으로 추산됐습니다.
이 불을 지켜본 밴드가 딥 퍼플입니다. 이듬해 나온 노래가 「Smoke on the Water」입니다. 물 위의 연기는 비유가 아닙니다. 그날 레만호에 실제로 깔린 것이었습니다.
불탄 자리에 들어선 것
카지노를 다시 세우는 데 4년이 걸렸습니다. 1975년에 문을 연 새 건물에는 옛 건물에 없던 게 하나 들어갔습니다. 녹음실입니다.
미국 가수 애니타 커와 스위스 사업가 알렉스 그로브 부부가 만들었습니다. 녹음실 설계로 이름난 미국인 톰 히들리를 불러 지었습니다. 소리를 스물네 갈래로 나눠 담는 녹음기 두 대를 묶어 마흔여덟 갈래까지 쓸 수 있었습니다. 당시 세계에 몇 없던 설비입니다. 이름은 마운틴 스튜디오였습니다.
이 방에는 장비 말고 이점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주소가 스위스라는 점입니다. 영국을 떠나야 했던 뮤지션에게 이곳은 세금 문제와 장비 문제를 한자리에서 푸는 방이었습니다. 롤링 스톤스도, 예스도, 릭 웨이크먼도 이 마을에 왔습니다.
손님이 건물주가 되기까지
퀸은 1978년 여름 이 방에서 「Jazz」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나머지 녹음과 믹싱은 프랑스 남부 스튜디오에서 마쳤습니다. 그동안 쓰던 영국 스튜디오보다 좁아서 피아노까지 직접 실어 왔습니다. 그런데도 밴드는 이 마을이 좋았습니다. 좁은 방을 왜 계속 썼을까 싶은데, 이유는 단순합니다. 문 앞에 사람이 진을 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79년, 퀸은 그 녹음실을 사 버립니다. 빌려 쓰던 방을 아예 소유해 버린 겁니다. 급하게 잡은 출장 숙소가 마음에 들어 건물째 사 버린 셈입니다. 다만 이 숙소는 남이 전부 잃은 자리에 지어졌습니다.
스튜디오를 지키던 젊은 영국인 엔지니어 데이비드 리처즈는 그대로 남아 나중에 퀸의 프로듀서가 됩니다. 밴드는 1993년까지 이 방의 주인이었습니다.
바닥에 박힌 명판
머큐리는 마지막까지 이 방에 왔습니다. 1991년 5월에 부른 노래가 그의 마지막 녹음입니다. 그가 서 있던 자리에는 지금 금색 명판이 바닥에 박혀 있습니다. 그는 그해 11월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퀸이 스튜디오를 판 뒤 장비는 다른 마을로 옮겨 갔습니다. 그리고 2013년 12월, 같은 자리가 전시관으로 다시 열렸습니다. 머큐리 피닉스 트러스트가 운영하고 입장료는 받지 않습니다. 오늘 밤 생일 파티가 열리는 그 카지노 건물 안입니다.
호숫가에는 1996년 11월에 세운 3미터짜리 동상이 서 있습니다. 체코 조각가 이레나 세들레츠카가 만들었습니다. 전시관에서 걸어갈 만한 거리입니다. 그 앞에는 사철 꽃과 편지가 놓여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자리가 인연으로 정해진다고 믿습니다. 좋아해서 자주 갔고, 자주 가다 보니 정이 들었고, 그래서 남았다고요. 그렇게 보면 이야기가 깔끔합니다. 그런데 이 마을의 순서는 거꾸로였습니다. 세법이 밴드를 밖으로 밀어냈고, 화재가 방 하나를 비워 뒀고, 정이 든 건 그다음입니다. 급하게 잡은 숙소가 그렇게 집이 됐습니다.
몽트뢰가 퀸을 부른 것이 아니라 영국이 밀어냈습니다. 밀려난 밴드가 닿은 곳에 마침 빈 녹음실이 있었습니다. 그 방은 카지노가 타지 않았으면 생기지 않았습니다. 남은 자리가 성지가 됐습니다.
- 출처 ↗ Michael Spearpoint · Jamie Clark, 「Fire in the Sky: A Look Back at the Montreux Casino Fire」, SFPE Europe
- 출처 ↗ 프레디 데이스 2026 공식 프로그램
- 출처 ↗ 몽트뢰 리비에라 관광청, 프레디 데이스 안내
- 출처 ↗ 카지노 바리에르 몽트뢰, 「Queen: The Studio Experience」
- 출처 ↗ Britannica, 「Freddie Mercury」
- 출처 ↗ Tax Policy Associates, 「Why the rich paid less tax in the 1970s」
- 출처 ↗ uDiscover Music, 「Jazz: How Queen Proved They Could Do Anything They Liked」
- 출처 ↗ Atlas Obscura, 「Mountain Studios」
- 출처 ↗ freddiemercury.com, 조각가 이레나 세들레츠카 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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