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노턴 3차전 50년 — 판정은 마지막 3분이 갈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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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8일 (월)

스포츠 이야기2026년 9월 28일

알리·노턴 3차전 50년 — 판정은 마지막 3분이 갈랐습니다

주먹을 더 많이 맞힌 쪽이 졌습니다. 채점표는 이긴 라운드만 셌고, 코너는 그 채점표를 볼 수 없었습니다.

세 줄 요약

  1. 50년 전 오늘 무하마드 알리는 채점 8-7, 8-7, 8-6-1로 켄 노턴을 꺾고 헤비급 타이틀을 지켰습니다.
  2. 두 심판의 채점표는 14라운드까지 7 대 7이었고, 노턴의 코너는 이긴 줄 알고 마지막 라운드에 몸을 사리라고 일렀습니다.
  3. 심판이 알리 편을 들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무도 진짜 점수를 모르는 채로 마지막 3분을 싸웠다는 이야기입니다.

50년 전 오늘 밤, 뉴욕 양키 스타디움 특설 링에서 마지막 종이 울렸습니다. 켄 노턴은 자기 코너로 돌아가는 무하마드 알리를 쫓아가며 "내가 이겼다"고 외쳤습니다. 코너에 돌아와서는 트레이너 빌 슬레이턴과 함께 펄쩍 뛰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헤비급 타이틀을 가져왔다고 믿었습니다. 자기들이 매긴 점수로는 그랬습니다.

잠시 뒤 발표된 판정은 알리였습니다. 채점한 세 사람이 모두 알리의 손을 들었습니다. 노턴은 수건을 머리에 뒤집어쓴 채 한참을 울었습니다. 1976년 9월 28일, 두 사람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대결이었습니다.

주먹은 노턴이 더 맞혔습니다

두 사람은 이미 두 번 싸운 사이였습니다. 1973년 첫 대결에서 노턴은 알리의 턱을 부러뜨리고 판정승을 거뒀습니다. 반년 뒤 재대결은 알리가 판정으로 가져갔습니다. 1승 1패에서 맞은 3차전이었고, 서른넷의 챔피언 알리는 5라운드 안에 끝내겠다고 큰소리쳤습니다.

경기는 15라운드를 다 채웠습니다. 주심 아서 머캔티는 8-6-1, 심판 해럴드 레더먼과 바니 스미스는 둘 다 8-7로 알리였습니다. 이날은 링 안의 주심도 채점표를 한 장 들고 있었습니다.

도둑맞았다는 말이 나올 만했습니다. 노턴은 끝까지 앞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더 센 주먹을 더 자주 맞혔습니다. 펀치 수를 세는 회사 컴퓨복스(CompuBox)가 훗날 경기 영상을 돌려 세어 보니, 노턴이 286개, 알리가 199개를 맞혔습니다. 우리도 이런 판정을 보면 먼저 심판을 의심합니다.

링 옆 기자들의 채점도 갈렸습니다. AP 기자는 9-6으로 알리를,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 기자는 8-7로 노턴을 골랐습니다. 판정이 발표되자 3만 298명이 들어찬 경기장에 야유가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는 판정과 아무 상관이 없었습니다. 이날 채점표는 주먹을 세지 않았습니다.

채점표에는 이긴 라운드 수를 적었습니다

8-7은 점수가 아닙니다. 채점하는 사람이 라운드마다 누가 이겼는지 하나씩 표시하고, 15라운드가 끝난 뒤 이긴 라운드를 센 결과입니다. 머캔티 채점표 끝의 1은 비겼다고 본 라운드입니다.

이 방식은 알아보기 쉽습니다. 대신 약점이 뚜렷합니다. 현역 복싱 심판 톰 슈렉은 채점 제도의 역사를 정리한 글에서 이 점을 짚었습니다. 라운드를 겨우 이긴 선수와 상대를 압도한 선수가 똑같이 한 칸을 받습니다. 크게 이긴 라운드가 몇 개든, 아슬아슬하게 진 라운드가 더 많으면 경기를 집니다.

요즘 쓰는 10점 만점제는 크게 이긴 라운드에 10-8을 줄 수 있습니다. 슈렉에 따르면 WBC는 1968년에 이 방식을 공식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1976년 뉴욕의 이 타이틀전 판정은 여전히 이긴 라운드 수로 발표됐습니다.

그래서 노턴이 라운드마다 주먹을 몇 개 더 넣었는지는 채점표에서 사라졌습니다. 남은 건 라운드마다 적힌 이름 하나였습니다.

두 채점표는 14라운드까지 7-7이었습니다

SI는 1976년 10월 11일자 기사에서 레더먼과 스미스가 14라운드를 알리에게 줬다고 전했습니다. 그래도 두 채점표에서 노턴은 15라운드에 들어갈 때까지 살아 있었다고 적었습니다. 두 사람의 최종 점수는 비긴 라운드 없는 8-7입니다. 14라운드까지 7-7이었다는 뜻입니다.

7-7
15라운드 직전, 심판 레더먼과 스미스의 채점표

주심 채점표가 어떻게 되어 있었든 결과는 같았습니다. 두 심판이 마지막 라운드를 노턴에게 줬다면, 주심이 누구를 골랐어도 노턴이 판정으로 이깁니다. 마지막 3분이 타이틀의 주인을 정하는 자리였습니다.

"노턴이 그 라운드 첫 1분부터 오른손으로 나왔다면 챔피언이 됐을 것입니다."
— 심판 해럴드 레더먼, SI 기사에서

코너가 가진 점수는 자기 눈으로 매긴 것이었습니다

15라운드를 앞두고 두 코너의 말은 정반대였습니다. 알리의 트레이너 안젤로 던디는 여기서 끝장을 내야 한다며 알리를 내보냈습니다. 슬레이턴은 이미 이긴 경기라고 보고 무리하지 말라고 일렀습니다. 노턴은 2002년 인터뷰에서 그때 들은 말을 이렇게 기억했습니다. 점수에서 앞서 있으니 찢어지지도 다치지도 말고, 조심해서 라운드를 관리하라는 말이었습니다.

슬레이턴이 그렇게 판단할 만했습니다. SI 기자도 13라운드까지 노턴이 7-6으로 앞섰다고 봤고, 14라운드는 노턴이 크게 가져갔다고 적었습니다. 그 눈으로 보면 마지막 라운드는 지키기만 하면 되는 3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슬레이턴이 들고 있던 점수는 가채점이었습니다. 우리도 시험을 마치면 기억나는 답을 맞춰 보며 가채점부터 합니다. 그 점수는 마음을 놓이게 합니다. 하지만 진짜 점수는 아닙니다. 링 옆 기자들의 가채점만 해도 9-6 알리부터 8-7 노턴까지 갈렸습니다. 진짜 채점표 세 장은 발표 전까지 채점하는 사람들 손에만 있었습니다.

결과는 SI에 남아 있습니다. 마지막 3분 가운데 알리는 2분 40초를 싸웠습니다. SI 기자의 표현으로는, 노턴은 남은 20초에야 정신을 차렸습니다. 노턴은 경기 뒤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도 지치지 않았다. 박빙인 줄 알았다면 더 세게 받아쳤을 것이다." 26년 뒤 인터뷰에서는 그 라운드도 비길 만큼은 싸운 줄 알았다고 했습니다.

알리의 반박에도 근거는 있었습니다. 알리는 챔피언을 이기려면 쓰러뜨리고 다치게 해야 한다고 맞받았습니다. SI에 따르면 1932년 이후 헤비급 타이틀이 판정으로 주인을 바꾼 일은 세 번뿐이었습니다. 챔피언에게서 판정으로 타이틀을 빼앗으려면 누가 봐도 이긴 3분이 필요했습니다. 노턴의 코너는 그 3분을 가채점에 맡겼습니다.

올여름에도 복싱은 이 문제로 다툽니다

경기 도중에 진짜 점수를 알려 주는 방식이 있습니다. 오픈 스코어링(open scoring)이라고 부릅니다. 『링』 매거진에 따르면 WBC는 이 방식을 2006년 11월에 들여왔습니다. 12라운드 타이틀전이면 4라운드와 8라운드가 끝난 뒤 심판들의 채점을 공개합니다. 1976년 노턴의 코너에는 없던 정보입니다.

그런데 이 방식을 쓰는 경기는 지금도 드뭅니다. 올해 7월 4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WBC 페더급 타이틀전에서 이 방식이 쓰였습니다. 9라운드를 시작하며 점수를 발표하자 관중석에서 야유가 나왔습니다. 8월 1일 라스베이거스 WBC 라이트급 타이틀전을 앞두고도 찬반이 갈렸습니다. 그 경기는 오픈 스코어링으로 치러졌고, 판정승을 거둔 윌리엄 세페다는 경기 뒤 이 방식을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트레이너가 경기 중에 작전을 고칠 수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반대하는 쪽의 걱정도 일리가 있습니다. 중계 해설자 크리스 매닉스는 크게 앞선 선수가 점수를 알면 남은 라운드에서 몸을 사릴 것이라고 봤습니다. 우리가 선수라도 크게 앞선 걸 알면 힘을 아낄 것입니다. 1976년의 노턴이 바로 그렇게 했습니다. 다만 노턴이 본 것은 진짜 점수가 아니었습니다. 코너의 가채점이었습니다.

찬성하는 쪽에는 노턴과 같은 일을 겪은 선수가 있습니다. 오스카 데 라 호야는 1999년 펠릭스 트리니다드와 싸울 때 7-2로 넉넉히 앞선다고 믿었습니다. 실제 채점표는 9라운드까지 두 장에서 3점과 1점 앞섰고, 한 장은 동점이었습니다. 그는 남은 세 라운드를 피해 다녔고, 트리니다드가 다수 판정으로 이겼습니다. 링 옆에서 방송사 비공식 채점을 맡은 사람은 1976년의 그 심판 레더먼이었습니다. 그는 데 라 호야가 6-3으로 앞선다고 봤다가 마지막 세 라운드를 모두 트리니다드에게 줘 114-114를 적었습니다. 데 라 호야는 올여름 기자회견에서, 그때 점수를 알았다면 더 밀어붙였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노턴이 겪은 일이 23년 뒤에 되풀이됐습니다.

그날 밤 노턴에게 모자랐던 건 주먹이 아니라 점수였습니다. 채점표는 크게 이긴 라운드도 한 칸으로 셌고, 코너는 그 채점표를 볼 수 없어 가채점을 믿었습니다. 그 가채점으로 마지막 3분의 작전을 짰습니다. 복싱은 50년이 지나도록 그 3분 전에 진짜 점수를 보여 줄지 정하지 못했습니다. 가채점이 틀리면 대가는 선수가 치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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