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 오늘 시작한 스타트렉 — 본방송 때는 3년 만에 막을 내린 드라마였습니다 — Woody Magazine, 2026년 9월 8일

Woody Magazine
뉴스가 아닌 것들을 씁니다
2026년 9월 8일 (화)
잡학 2026년 9월 8일

60년 전 오늘 시작한 스타트렉 — 본방송 때는 3년 만에 막을 내린 드라마였습니다

세 줄 요약
  1. 오늘 예순 살이 된 스타트렉은 1969년 NBC가 세 시즌, 79편 만에 편성표에서 뺀 드라마입니다.
  2. 그 79편을 지역 독립 방송국들이 저녁 6시에 매일 틀었습니다. 뉴스와 맞붙는 자리였고, 뉴스를 안 보던 아이들이 붙었습니다.
  3. NBC가 젊은 시청자의 가치를 몰라서 잘랐다는 이야기는 사실과 다릅니다. 젊은 시청자 수에서도 스타트렉은 「비위치드」에 졌습니다.

오늘 저녁 로스앤젤레스 오트리 박물관 잔디밭에 사람들이 모입니다. 1966년 9월 8일 저녁에 나간 「맨 트랩」 한 편을 야외에서 다시 보려는 사람들입니다. 런던 지하철은 킹스크로스역과 사우스켄싱턴역을 이틀째 스타트렉으로 꾸며 놓았습니다. 미국 750개 극장은 옛 영화들을 4K로 다시 걸고 드라마 회차도 함께 틀고 있습니다. 예순 살 생일치고는 요란합니다.

그런데 이 생일의 주인공은 방송국이 편성표에서 뺀 드라마였습니다. NBC는 세 시즌, 79편에서 멈췄습니다. 오늘 축하하러 모이는 사람 대부분이 그때는 태어나지도 않았습니다.

NBC에서 보낸 3년

처음부터 안 되는 드라마였다고 보면 이야기가 깔끔합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1966년 9월 8일 첫 방송은 그날 밤 같은 시간대 1위였습니다. NBC가 정규 편성보다 한 주 먼저 맛보기로 내보낸 회차였습니다. 다음 주 정규 편성이 시작되자 바로 2위로 떨어졌고, 그 시즌 연간 순위는 52위였습니다. 다음 시즌을 받을까 말까 한 자리였고, 받았습니다.

두 번째 시즌은 금요일 밤 8시 30분이었습니다. 맞은편이 CBS의 시트콤 「고머 파일」과 금요일 밤 영화였습니다. 이기지 못했습니다. 1968년 초 폐지설이 돌자 시청자들이 편지를 썼습니다. 1967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NBC에 도착한 편지가 114,667통, 2월 한 달에만 52,151통, 하루 1,800통꼴이었습니다. 주지사 두 사람과 시장 여럿도 편지를 보냈습니다. NBC는 3월 1일 방송 끝에 안내를 붙였습니다. 다음 시즌에도 스타트렉을 볼 수 있다고요.

이 편지가 드라마를 살렸다는 이야기는 팬들 사이에 전설로 남았습니다. 그럴 만합니다. 방송국이 시청자 편지에 방송으로 답한 일은 드무니까요. 다만 NBC는 애초에 없앨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고, 편지가 정말 결정을 바꿨는지는 지금도 확인이 안 됩니다.

확실한 건 그다음입니다. 세 번째 시즌은 금요일 밤 10시로 갔습니다. 어린 시청자가 보기 어려운 시간입니다. 제작비도 줄었습니다. NBC 가맹 방송국 210곳 중 181곳만 이 드라마를 내보냈습니다. 같은 NBC의 서부극 「보난자」는 가맹국 밖까지 합쳐 222곳이 틀었습니다. 1969년 2월, NBC가 다음 시즌 편성표를 내놓았을 때 스타트렉은 거기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편지도 소용없었습니다. 마지막 새 회차가 6월 3일에 나갔습니다.

몰라서 자른 게 아닙니다

이 대목에서 우리가 흔히 듣는 설명이 하나 있습니다. NBC는 전체 시청 가구 수만 봤고, 스타트렉을 보던 젊고 배운 시청자의 가치를 몰랐다는 것입니다. 시청자 나이를 따지는 시대가 조금만 빨리 왔더라면 자르지 않았을 거라고요.

그럴듯합니다. 그런데 숫자를 보면 다릅니다. 방송 전문지 『텔레비전 매거진』이 1966년 10월과 11월 4주 동안 재 보니, 스타트렉을 보는 18~49세 시청자는 863만 명이었습니다. 전체 시청자의 43%였고, 비율로는 확실히 높았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간에 ABC에서 하던 시트콤 「비위치드」의 18~49세 시청자는 1,021만 명이었습니다. 비율은 낮았지만 사람 수는 더 많았습니다. 광고주가 사는 건 비율이 아니라 사람 수입니다.

NBC가 젊은 시청자를 몰랐던 것도 아닙니다. 1968년 3월 NBC는 다음 시즌 편성이 젊은 층을 겨냥해 5년 동안 준비한 결과라고 업계지에 밝혔습니다. 알고도 잘랐습니다. 저녁 황금 시간대(프라임타임)에서 스타트렉은 같은 어른을 놓고 「비위치드」와 싸웠고, 그 싸움에서 졌습니다.

79편이라는 숫자

폐지가 확정되고 3주 뒤인 1969년 3월 10일, 제작사 파라마운트는 업계지 『브로드캐스팅』에 짧은 공고를 냈습니다. 스타트렉을 지역 방송국에 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재방송 시장에는 관행이 있었습니다. 지역 방송국은 드라마를 사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한 편씩 틀기 때문에, 시즌 네 개는 있어야 같은 회차가 너무 자주 돌아오지 않습니다. 스타트렉은 79편뿐이었습니다. 하루 한 편이면 16주에 한 바퀴를 다 돕니다. 팔기 어려운 물건이었습니다. 사는 쪽에서 보면 망설일 만합니다.

79편
NBC가 세 시즌 동안 만든 회차 수. 매일 한 편씩 틀면 16주 만에 한 바퀴를 돕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미리 눈여겨본 회사가 있었습니다. 산업가 헨리 카이저의 그룹이 운영하던 카이저 방송입니다. 필라델피아·보스턴·디트로이트 같은 대도시에 독립 방송국을 갖고 있었습니다. 다만 전부 UHF 채널, 그러니까 안테나를 따로 돌려야 잡히는 힘없는 채널이었습니다. 제작진의 회고에 따르면 카이저는 폐지 1년 반 전에 이미 재방송권을 사 두었습니다. 이유가 분명했습니다. 저녁 6시에 3대 네트워크가 전부 뉴스를 트는데, 뉴스를 안 보는 사람에게 틀어 줄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저녁 6시

NBC가 마지막 재방송을 내보낸 날이 1969년 9월 2일입니다. 그다음 주부터 뉴욕 독립 방송국 WPIX를 비롯한 지역 방송국들이 저녁 6시대에 스타트렉을 틀었습니다.

사실 이야기는 이게 전부입니다. 드라마는 한 편도 새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같은 79편입니다. 달라진 건 마주 보는 상대였습니다. 목요일 밤 8시 30분의 스타트렉은 「비위치드」를 보려는 어른과 싸웠습니다. 저녁 6시의 스타트렉은 뉴스와 싸웠습니다. 뉴스를 볼 생각이 없는 사람, 그러니까 학교에서 막 돌아온 아이와 10대에게 그 시간에 볼 수 있는 드라마는 이것 하나였습니다.

드라마는 한 편도 새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달라진 건 마주 보는 상대였습니다.

우리 동네 백화점 푸드코트에 있던 분식집을 떠올리면 됩니다. 저녁 손님은 옆의 일식집과 파스타집으로 갑니다. 떡볶이가 맛없어서가 아니라, 그 손님이 그 시간에 원한 게 떡볶이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같은 분식집을 학교 정문 앞으로 옮기면 하교 시간에 줄이 섭니다. 메뉴는 그대로입니다. 문 앞을 지나가는 사람이 바뀌었을 뿐입니다.

파라마운트는 1970년 2월 『브로드캐스팅』에 전면 광고를 냈습니다. 이 광고를 정리한 기록에는 뉴욕 WPIX가 그 시간대 시청률을 96%, 로스앤젤레스 KCOP는 77% 올렸다고 적혀 있습니다. 파는 쪽이 낸 광고라 숫자는 그만큼 걸러 들어야 합니다. 다만 방향은 다른 기록과 맞습니다. 다른 도시의 독립 방송국들이 뒤따라 샀고, 1977년에는 미국 137개 방송국이 이 79편을 틀고 있었습니다. 8년 동안 도시마다 스무 바퀴 넘게 돈 셈입니다. 그 사이 학교에서 돌아와 텔레비전을 켜던 아이들은 대학생이 됐습니다.

팬이 먼저 왔고 회사가 뒤에 왔습니다

재방송을 보고 자란 시청자들이 1972년 1월 21일 뉴욕 스태틀러 힐튼 호텔에 처음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주최 측은 500명을 예상했습니다. 3,000명이 왔습니다. 제작자 진 로든베리와 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가 나왔고, 이듬해 행사에는 그 두 배 넘게 모였습니다.

방송국이 그제야 움직였습니다. NBC는 첫 방송 7주년이 되는 1973년 9월 8일, 스타트렉을 토요일 아침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편성했습니다. 이번에는 처음부터 아이들 시간대였습니다. 파라마운트는 1978년 3월 영화 제작을 발표했고, 「스타트렉: 더 모션 픽처」가 1979년 12월 7일 개봉했습니다. 그 뒤로 방송 시리즈가 열 편 넘게, 극장 영화가 13편 나왔습니다.

우리가 오늘 보는 60주년 행사는 이 순서를 뒤집어 놓은 그림입니다. 방송국과 영화사가 팬을 불러 모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팬이 먼저 모였고 회사가 뒤에 왔습니다. 그 팬을 만든 건 새 작품이 아니었습니다. 저녁 6시라는 자리였습니다.

NBC가 스타트렉을 잘못 본 게 아닙니다. 맞은편에 「비위치드」를 두고 봤을 뿐입니다. 독립 방송국은 맞은편에 뉴스를 뒀습니다. 드라마를 잘 만든 쪽이 아니라 자리를 잘 고른 쪽이 이겼습니다. 학교 정문 앞 분식집에 줄을 서던 아이들이 자라서 오늘 저녁 잔디밭에 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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